"다들 미쳤다" 日 꺾고, 카타르 부수고, 만리장성까지 깼다… 韓 농구가 이렇게 강하다니 [나고야 AG]
'적지 44년 만의 쾌거' 男 5대5, 12년 만의 금메달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 男 3대3도 카타르 완파 첫 금메달
'220cm 장쯔위 농락' 女대표팀은 중국 격파 은메달 확보
농구 전종목 메달 확정... 사상 초유 '금빛 싹쓸이'도 가능
[파이낸셜뉴스] "미쳤다"는 말 외에는 지금의 이 짜릿함을 설명할 길이 없다.
한국 농구가 일본 나고야벌에서 역대급 '퍼펙트 스톰'을 일으키며 스포츠 팬들에게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숙적 일본을 안방에서 무너뜨렸고, 중동의 모래바람을 잠재웠으며, 높이의 만리장성마저 산산조각 냈다. 한국 농구의 르네상스가 가장 극적인 무대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시작은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졌던 남자 5대5 대표팀이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20일 결승전에서 홈팀 일본을 67-57로 완파하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무려 44년 만에 거둔 '원정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남달랐다.
경기 내내 미간을 찌푸렸던 마줄스 감독이 환하게 웃으며 헹가래를 받았고, '에이스' 이현중은 코트에 엎드려 뼈아픈 과거를 씻어내는 환희의 눈물을 쏟아냈다. 적장 한복판 가장 높은 곳에 태극기가 걸리고 선수들이 목청껏 부른 애국가는 한국 농구 대반격의 서막이었다.
열기는 곧바로 3대3 코트로 번졌다. 배길태 감독이 지휘하는 남자 3대3 대표팀은 25일 결승전에서 평균 신장 2m의 카타르를 19-10으로 유린하며 아시안게임 사상 첫 3대3 농구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주영과 이동근의 무자비한 외곽포 군단은 경기 내내 상대를 압도하며 여유 있게 림을 갈랐다. 항저우와 자카르타에서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낸 이 금메달은, 한국 아시안게임 통산 800번째 금메달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두 배의 감동을 안겼다.
그리고 이 미친 질주의 화룡점정은 여자 대표팀이 찍고 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여자 농구 대표팀은 같은 날 준결승에서 220cm의 거인 장쯔위가 버틴 '아시아 최강' 중국을 85-80으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국제대회 6연패, 무려 7년 동안 이어지던 중국전 징크스를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털어버렸다.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피 말리는 시소게임 속에서 4쿼터 강이슬, 이해란, 이소희의 3점포가 연달아 터지는 순간, 나고야 아레나는 태극낭자들의 독무대였다.
이제 한국 농구는 전인미답의 고지를 바라본다. 남자 5대5와 3대3이 이미 두 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가운데, 여자 대표팀마저 26일 결승전(일본-대만전 승자와 격돌)에서 승리한다면 아시안게임 농구 종목을 사실상 싹쓸이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원정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12년 묵은 꿈이 이제 단 1승 앞으로 다가왔다.
침체기에 빠졌다는 비판을 비웃듯, 아시아 무대에서 가장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는 K-농구. 기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태극전사들의 거침없는 질주에 온 국민의 심장 박동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