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 투자하라더니"..기업대출 44조↑, 연체부실도 '빨간불' [다시 고금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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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1일 기준 889조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44조3601억원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767조6781억원에서 781억923억원으로 13조414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대출 증가액이 가계대출의 3배가 넘는 것이다.
기업대출 확대는 은행권이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공급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담보 중심의 자금 흐름을 기업의 설비투자와 기술혁신 등 생산적인 분야로 전환해 경제의 성장 여력을 높이려는 정책 방향이다.
문제는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늘어나는 가운데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 말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78%로 전월보다 0.10%p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1%로 한 달 사이 0.09%p 높아졌다. 이 가운데 중소법인은 1.00%, 개인사업자는 0.77%를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도 0.36%로 전월보다 0.14%p 상승했다.
부실채권도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6월 말 국내은행의 기업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은 15조2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조원 증가했다. 기업여신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같은 기간 0.74%에서 0.77%로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은 은행이 자산건전성을 분류할 때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평가한 부실채권을 뜻한다.
앞으로의 변수는 늘어난 차입에 적용될 금리다. 기존 대출도 변동금리 재산정이나 만기 연장 과정에서 높은 금리를 적용받으면 기업의 현금흐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려되는 것은 '한계기업'이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도는 기업이다. 영업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3년간 이어졌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외감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은 5632곳으로 전체의 19.1%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전년보다 2.0%p 상승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은 20.0%로 5곳 중 1곳에 달했다.
장용성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경제 성장세 확대에도 소득 개선 정도가 부문별로 차별화되고 있어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취약 부문의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 될 우려도 있다"며 "금융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도록 통화정책과 거시 건전성 정책을 상호 보완적으로 조화롭게 운용하는 가운데, 취약 부문의 어려움을 미시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재정·금융 정책과의 정책 공조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고금리 시기에 기업금융 확대와 부실 관리라는 과제를 함께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연체 증가로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 부담이 커지면 기업의 신용위험을 대출금리와 한도에 더 엄격하게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부족한 기업은 이자 부담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을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물가 상승으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소비와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금리는 경기가 좋지 않은 업종과 기업, 취약 부문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