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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소비심리 100선 회복했지만… 추석 현장선 "다음 일감이 안 보인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국 106.6보다 5.7p 낮아
8월 소비자·생활물가 3.1% 상승
공사업·환경평가 신규수주 부담
미분양 3303호·준공후 2364호

제주시 도심 전경. 공식 고용지표는 개선됐지만 공사업과 설계·환경영향평가 등 건설 연관업종에서는 신규 수주와 계약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도심 전경. 공식 고용지표는 개선됐지만 공사업과 설계·환경영향평가 등 건설 연관업종에서는 신규 수주와 계약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소비심리가 한 달 만에 기준선 100을 회복했지만 추석 연휴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무거웠다. 공사업과 건설 연관업종에서는 다음 일감을, 가계와 자영업 현장에서는 생활비와 소비 여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 등에 따르면 9월 제주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9로 전월 97.8보다 3.1p 상승했다. 장기평균인 100을 한 달 만에 다시 넘어섰다. 하지만 같은 달 전국 소비자심리지수는 106.6으로 제주보다 5.7p 높았다.

세부 지표도 제주가 모두 전국을 밑돌았다. 현재생활형편은 제주 88·전국 92, 생활형편전망은 93·98, 가계수입전망은 99·102였다. 소비지출전망은 제주 104로 전국 110보다 6p 낮았다.

현재경기판단은 제주 80·전국 83, 향후경기전망은 86·90으로 나타났다. 종합지수가 기준선을 회복했지만 생활형편과 경기 판단에서는 전국과 온도차가 이어진 셈이다.

추석 연휴 현장에서 만난 도민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보험업을 하는 전만호씨(53)는 "사람들을 만나면 경기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보다 돈 쓰기가 부담스럽다는 말을 더 많이 한다"며 "보험도 가계에 여유가 있어야 새로 가입하거나 보장을 늘릴 수 있는데 지금은 새로운 지출을 만들기보다 기존 지출부터 살피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물가 부담도 남아 있다. 8월 제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도민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산출하는 생활물가지수도 3.1% 상승했다.

9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물가수준전망은 142로 기준선 100을 크게 웃돌았다.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내릴 것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전씨는 "통계상 경기가 조금 나아졌다고 해도 사람들이 실제로 지갑을 열기 시작해야 사업하는 사람은 경기가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개발과 연결된 업종에서는 소비보다 '다음 일감'에 시선이 쏠렸다.

제주지역 공사업체 청암기업 김재홍 이사(57)는 "건설경기가 어렵다"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전했다. 김 이사는 "예전보다 신규 수주가 쉽지 않고 공사를 따내더라도 자재비와 인건비, 금융비용까지 고려하면 수익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지금 하는 공사를 잘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들어올 일감이 얼마나 이어질지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공사업은 수주 이후 자재와 인력, 장비 등에 먼저 비용을 투입한 뒤 공사 진행에 따라 대금을 회수하는 구조여서 신규 수주와 공사원가, 자금 흐름이 경영상 중요한 변수다. 건설·토목 신규 사업 감소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시공업체뿐 아니라 전기·통신 등 관련 공사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환경 관련 엔지니어링업체 ㈜산들엔에서 환경영향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양승철 이사(53)도 앞으로의 일감을 걱정했다.

양 이사는 "주택건설 경기가 꺾인 이후 신규 계약 건이 눈에 띄게 줄었고 주변에서도 일감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토목 신규 사업이 생겨야 설계용역이나 환경영향평가 분야도 일감이 만들어진다"며 "지금 진행하는 사업보다 앞으로 새로운 사업이 얼마나 생길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건설경기 위축은 시공업체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파트와 관광개발, 도로·토목사업이 추진되면 설계와 측량, 환경영향평가, 엔지니어링, 전기·통신공사, 건설자재 등 여러 업종의 일감이 함께 생긴다. 신규 개발사업이 줄면 관련 산업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공식 고용지표는 상대적으로 나아졌다. 8월 제주지역 취업자는 41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2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71.9%로 2.1%p 상승했고 실업률은 0.8%로 0.5%p 낮아졌다.

주택시장에서는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7월 말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3303호로 한 달 전 2909호보다 394호 늘었다. 이 가운데 공사를 마치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은 2364호로 전체 미분양의 71.6%를 차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이 쌓이면 건설사의 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신규 사업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민간 주택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면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공사업 등 연관 업종으로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올해 추석 제주에서 확인되는 경기 흐름은 한쪽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소비심리는 다시 100을 넘었고 고용지표도 개선됐지만 전국보다 낮은 소비심리와 물가 부담, 누적된 미분양, 신규 계약 감소를 체감하는 산업 현장이 함께 존재한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제주 소비심리 #추석 현장선 #주택건설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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