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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라는 거냐"...안세영도 뺨 때리며 버틴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살인 일정'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27일(현지시간)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립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태국 랏차녹 인타논을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뉴시스
27일(현지시간)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시립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태국 랏차녹 인타논을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종목이 비상식적인 경기 일정 편성으로 선수들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안세영(세계랭킹 1위)마저 "선수에게 죽으라고 하는 것 아니냐"며 주최 측의 무리한 경기 운영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했다.

27일 체육계에 따르면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 배드민턴 개인전 일정을 직전 2022 항저우 대회의 6일에서 5일로 하루 단축 편성했다. 이로 인해 64강전을 통과한 주요 단식 선수들은 지난 26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32강전과 16강전을 모두 소화하는 '1일 2경기' 강행군에 내몰렸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배드민턴 단식 종목에서 하루 두 경기를 치르는 것은 통상적인 국제대회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기형적 일정이다. 여기에 앞선 경기가 지연될수록 다음 경기가 기약 없이 밀리는 이른바 '꼬리 물기' 운영까지 겹치면서 26일 일정은 자정을 훌쩍 넘겨 마무리됐다. 실제로 일본의 미야자키 유카는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27일 오전 0시 8분에야 경기를 시작했고, 극심한 피로 속에 완패했다.

특히 16강을 통과한 선수들은 채 반나절도 쉬지 못한 채 27일 오전부터 곧바로 8강전에 투입돼 충분한 휴식과 회복 권리를 박탈당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도 안세영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태국의 랏차녹 인타논을 31분 만에 2-0(21-8 21-9)으로 완파하며 4강 진출과 동메달을 확보했다.

그러나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행정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안세영은 "동료 김가은 언니와 '단식에서 하루 두 경기는 죽으라는 것 아니냐'는 대화를 나눴다"며 "대회 일정에 아쉬운 부분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 강행군 여파로 확실히 몸의 반응이 떨어져 스스로 뺨을 때려가며 컨디션을 깨우려 애썼다"고 털어놨다.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도외시한 채 경기 소화에만 급급한 주최 측의 파행 운영을 두고, 국제 종합대회로서의 기본적 안전 관리와 경기 질 관리가 실종됐다는 체육계 안팎의 지적이 커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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