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 꼭 떼어내야 할까"...크기보다 '어디에' 생겼나가 중요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자궁근종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이 최근 5년 새 20% 넘게 늘었다. 가임기 여성 10명 중 2~4명에게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생기는 위치에 따라 증상이 제각각이어서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2020~2024년) 자궁근종 진료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환자는 2020년 52만4133명에서 2024년 63만1113명으로 20.4% 증가했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발생 위치에 따라 근층내 근종, 점막하 근종, 장막하 근종으로 나뉜다. 자궁 근육층 안에 생기는 근층내 근종이 가장 흔하다. 자궁 안쪽으로 돌출되는 점막하 근종은 크기가 작아도 월경 과다나 부정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자궁 바깥으로 자라는 장막하 근종은 상당히 커져도 골반 압박감이나 배뇨 불편감이 먼저 나타나거나,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김소정 과장은 "자궁근종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같은 크기의 근종이라도 자궁 안쪽인 점막하에 생기면 생리 과다와 통증이 두드러질 수 있고, 자궁 바깥쪽인 장막하에 생기면 골반 압박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궁근종은 크기만으로 치료 필요성을 판단하기보다 위치와 증상, 개수, 성장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진단은 산부인과 진찰과 골반 초음파로 근종의 크기와 위치, 개수 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필요하면 자궁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는 자궁경 검사를 하고, 수술 계획을 세우거나 근종의 위치와 범위를 더 정확히 파악해야 할 때는 MRI를 추가로 시행한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근종의 위치·개수·성장 속도, 환자의 나이와 임신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김 과장은 "증상이 없고 근종의 크기 변화가 크지 않으면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며 "생리 과다나 통증이 있으면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증상이 심하거나 근종이 빠르게 커지거나 임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면 근종절제술이나 자궁절제술 등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당제생병원은 다빈치 SP 단일공 로봇수술로 자궁근종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며 "배꼽 안쪽의 단일 절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좁은 골반 안에서도 로봇 관절을 활용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겉으로 보이는 흉터 부담을 줄이는 최소침습 치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궁을 보존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은 근종의 위치와 개수 등을 고려해 자궁 보존 여부와 수술 방법을 함께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궁근종의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과 가족력 등 여러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40대에 흔히 발견되지만 어느 연령에서나 생길 수 있다. 폐경기에 접어들어 여성호르몬이 줄면 근종의 크기가 작아질 수 있지만, 모든 근종이 반드시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김 과장은 "자궁근종은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환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며 "월경량이 많아지거나 월경 기간이 길어질 때, 월경 외 시기에 질출혈이 있을 때, 생리통이나 골반 통증이 심해질 때, 아랫배에 묵직한 압박감이나 팽만감이 있을 때,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배뇨가 불편할 때, 변비나 배변 시 불편감, 성관계 시 통증, 과다 월경으로 인한 빈혈 증상이 나타날 때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