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한국형 횡단보도 그늘막' 도쿄서 실증 실험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여름철 대표 폭염 대책인 '횡단보도 그늘막'이 일본 도쿄 도심 한복판에 설치돼 현지 도입을 위한 실증 실험에 들어간다. 한국에서 정착된 생활 밀착형 기후 대응 시설이 해외 도시 환경에 적용되는 첫 사례다.
연세대학교 기후적응 리빙랩 연구사업단은 일본 도쿄도 시나가와구, 현지 건축설계사무소 Open A와 함께 오는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도쿄 오이마치역 서쪽 출구 일대 2곳에서 '한국형 횡단보도 그늘막' 실증 실험을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시나가와구의 폭염 대책 솔루션의 일환으로 추진되며, 실제 그늘막은 10월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설치·운영된다.
횡단보도 그늘막은 지난 2015년 서울 서초구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전국 지자체로 퍼져나가며 도심 속 대표적인 폭염 대응 시설로 자리 잡았다. 연세대 연구단은 이번 실험을 통해 그늘막 설치 전후의 온도 변화와 보행자 이동 특성, 시민 체감 만족도 등을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일본 시나가와구는 이번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폭염 완화 효과를 확인하고, 일본 도로 환경에 맞는 설치 기준과 안전·유지 관리 등 행정 절차를 검토해 향후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행정과 연구자, 기업, 시민이 함께 생활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리빙랩(Living Lab)' 방식으로 추진된다. 기획 단계부터 한·일 그늘막 제작·대여업체는 물론 시나가와구 도시계획과, 현지 경찰, 도로관리기관, 건축가 및 조경 디자이너 등이 폭넓게 참여했다.
실험에 참여한 김지연 연세대 연구원은 "한국형 그늘막의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일본 현지 도로 제도와 안전·운영 조건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을 제안한 이태동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신호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조차 보행자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국형 그늘막이 일본에서도 시민들이 잠시 더위를 피하는 공간이 되고, 나아가 K-폭염 대책의 국제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