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는 '노쇼', 축구는 '야구장', 배구는 '오지 하차'… 韓 대표팀만 노리는 버스 괴담 [나고야 AG]
대만전 앞둔 남자 배구대표팀, 조직위 엉터리 셔틀버스로 엉뚱한 경기장 하차
오전 훈련 전면 취소
대한배구협회, 선수단 컨디션 난조 우려에 '분통'
남자 농구 결승전 '버스 노쇼', 축구 '야구장행' 이어 또 터졌다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언제까지 이 황당한 촌극을 지켜봐야 할까. 아시안게임이라는 국제 대회의 간판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상상을 초월하는 아마추어급 대회 운영이 또다시 한국 대표팀의 발목을 제대로 잡았다. 이번엔 남자 배구대표팀이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28일 "조직위원회가 배정한 셔틀버스가 대표팀을 엉뚱한 경기장으로 데려가는 바람에 오늘 오전 훈련이 전면 취소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남자 배구대표팀은 이날 오후 7시 대만과의 조별리그 2차전이라는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었다. 오전에 가볍게 몸을 풀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 그러나 조직위가 배정한 셔틀버스는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다 대표팀을 훈련장이 아닌 전혀 엉뚱한 곳에 덩그러니 내려놓았다. 해당 경기장에서 원래 목적지인 훈련장까지는 차로 무려 1시간 거리. 결국 시간 관계상 다시 이동해 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대표팀은 눈뜨고 코 베인 채 귀중한 오전 훈련을 통째로 날려야 했다.
가장 화가 나는 대목은 한국 측이 이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철저히 대비했다는 점이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 유독 수송 문제가 잦아, 어제 조직위원회에 무려 3~4차례나 확인하고 재확인을 거듭했다. 그런데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경기 당일 컨디션 조절이 생명인 선수단에게 조직위의 행정 실수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테러나 다름없다.
아이치·나고야 조직위의 '수송 참사'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내내 조직위의 황당한 차량 배차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당장 지난 20일, 12년 만에 금메달을 딴 남자 농구 대표팀 역시 일본과의 결승전 당일 오전에 훈련장으로 갈 차량이 오지 않아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상대가 하필 일본이었기에 '텃세가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됐던 터다.
축구 대표팀도 피해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 축구 대표팀은 15일 카타르전을 앞두고 운전기사가 길을 잃어 축구장이 아닌 '야구장'으로 향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겪었다. 결국 예정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해 허겁지겁 경기를 치렀고, 다음 날인 16일에는 아예 배차가 되지 않아 훈련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물론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1일 여자배구 순위 결정전에서는 베트남 대표팀 버스가 1시간 15분이나 지각 도착해 경기 자체가 지연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숙소, 수송, 훈련 환경 등 모든 면에서 '동네 체육대회'만도 못한 낙제점 운영을 보여주고 있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선수들의 땀방울이 조직위의 어처구니없는 헛발질에 얼룩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