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인 부자' 못 걸러낸다..새도약기금, 가상자산 심사 '공백'
2조원 규모 새도약기금, 차주 가상자산 심사 안해
가상자산 은닉 시 빚 상환 능력 있어도 빚 탕감
'은닉재산 신고센터' 운영하지만 확인 사례 '0'
새출발기금 경우 가상자산 보유자 최소 269명 확인
김재섭 "재산 은닉해도 못 걸러..성실 채무자와 형평성 문제"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정부의 빚 탕감 정책인 '새도약기금'이 차주의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들여다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차주가 대규모 가상자산을 보유해 채무 상환 능력이 있더라도 빚을 탕감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유사한 빚 탕감 정책 '새출발기금'에서 약 270건의 가상자산 은닉 사례가 밝혀진 바 있음에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캠코는 차주의 재산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심사하지 않는다. 캠코 등 정부 채무조정기구가 채무자 동의 없이 가상자산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 신용정보법이 시행됐음에도 방치된 셈이다.
이는 새도약기금에 빚 탕감을 신청한 차주가 채무 상환에 충분한 재산을 갖고 있더라도, 이를 사전에 심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도약기금은 △개인(개인사업자 포함) △7년 이상 연체 △무담보 채무 계좌의 원금 합계액이 5000만원 이하 채무를 가진 자를 대상으로 채무 상환을 지원하는 제도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재기 기회 제공'이 정책 취지인데, 재기에 충분한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취지에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대신 캠코는 '부정수급 신고 제도'를 통해 사후 관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은닉재산 신고센터'에 신고가 들어온 뒤 가상자산 등 은닉재산이 발견되면 탕감해준 금액을 반환 받거나 나아가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이미 빚이 소각된 차주의 가상자산 등 추가 재산이 발견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캠코의 설명이다.
그러나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장기 연체 차주의 빚을 탕감해주는 '새출발기금'의 경우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은닉한 사례가 적발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감사원 감사 결과 4억3000만원 가량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도 1억2000만원의 빚을 탕감 받은 사례도 확인됐다. 당시 발표에 따르면 새출발기금 3000만원 이상 감면자 1만7533명 중 가상자산 1000만원 보유자는 269명(최대 보유액 5억7000만원)에 달했다. 이들이 감면 받은 금액은 225억원이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감사원 지적에 "가상자산사업자와 연계해 신청자의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새도약기금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김재섭 의원은 "2조원이 넘는 대규모 채무조정 정책을 집행하면서 가상자산 보유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한다면 상환 능력을 제대로 심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빚을 갚을 재산을 가상자산으로 보유하거나 은닉해도 이를 사전에 걸러낼 장치가 없다면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국민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