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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노사, 사후조정회의 지지부진...'재파업 명분 쌓기' 지적도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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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 관련 현수막·깃발 다시 설치
내달 1일 3차 회의서 회사 측 협상안 제시 예정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 노조가 내건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독자 제공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에 노조가 내건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독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임금과 단체협약 등을 둘러싼 갈등을 풀기 위해 사후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노조가 다시 파업 준비에 나서면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일부 요구안을 낮추며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재파업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양측은 지난 22일 제2차 노사정 사후조정회의를 진행한 데 이어 10월 1일 3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회사 측은 3차 회의에서 그동안 노조가 제시한 요구안에 대한 검토 결과를 설명하고, 수용이 어려운 요구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측이 요청한 의사결정권자의 협상 참여도 받아들이면서 이규호 피플센터장(부사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조는 2차 회의 다음날인 23일 사업장에 파업 관련 문구가 담긴 현수막과 노조 깃발을 다시 설치했다. 노조 측은 회사 측 제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단체행동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며, 사후조정을 통한 대화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 갈등은 올해 5월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전면 파업이 현실화하면서 한 차례 고비를 넘겼다. 노조는 임금 인상과 인사제도 개선, 단체협약 개정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들어갔고, 당시 사업장 곳곳에 현수막과 노조 깃발을 내걸며 쟁의 분위기를 높였다.

이후 노사 간 대화가 재개되면서 노조는 사업장에 설치했던 현수막과 깃발을 철거했다. 하지만 임금과 단체협약 등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서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이 이어졌고, 결국 노사정 사후조정 절차로 협상이 이어지게 됐다.

이번에도 노조가 파업 관련 현수막과 깃발을 다시 설치하면서 대화와 단체행동 준비가 동시에 진행되는 모양새가 됐다. 노조는 사후조정과 별개로 쟁의행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어렵게 마련된 협상 국면이 다시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최근 2차 수정안을 통해 임금 관련 요구안을 일부 조정했다. 당초에는 신입사원 기준 약 21%의 임금 인상 효과가 예상되는 기준인상률 9.3%·정액 350만원·성과인상률 5%를 주장했다. 이를 최근 2차 요구안을 통해 기준인상률 6.5%, 정액 300만원, 성과인상률 3%로 조정한 상태다. 3000만원을 요구했던 일시금도 총 2250만원 수준으로 재산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메모리 수요 폭증으로 호황을 겪고 있는 반도체 업계보다도 높은 임금 인상률 요구가 여전히 지나치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해 기준 삼성전자는 6.2%, SK하이닉스는 6.3%의 임금 인상이 결정됐다.

단체협약 개정안도 쟁점이다. 노조는 당초 90여개로 알려졌던 개정 요구안을 핵심 쟁점 18개로 줄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인사·경영권과 관련된 조항도 포함돼 있어 노사가 접점을 찾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노조가 사후조정과 동시에 단체행동 준비에 나서면서 다음달 1일 열리는 3차 회의가 향후 노사 관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당한 쟁의 준비라는 입장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사후조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파업 준비가 병행될 경우 협상 분위기가 다시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정이 어렵게 협상 테이블을 마련한 만큼 우선 대화를 통해 쟁점을 좁혀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10월 1일 3차 조정회의에서 양측이 어느 정도의 접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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