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제주 초등학생 비만군 34.6% 전국 최고… 초5 남학생 46.7%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정책브리프 발간
전국 평균 29.4%보다 5.2%p 높아
읍면 운동실천율 11.6%p 낮아
비만학생 24.7% 중성지방 이상
학교 밖 환경·전환기 맞춤개입 제안

프로야구 출신 선수가 지난 7월16일 제주 북촌초등학교 체육관에서 5·6학년 학생에게 티볼 타격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교육부 2024년 학생 건강검사를 분석한 결과 제주 초등학생 비만군 비율은 34.6%로 전국 평균 29.4%보다 5.2%p 높아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사진=북촌초등학교
프로야구 출신 선수가 지난 7월16일 제주 북촌초등학교 체육관에서 5·6학년 학생에게 티볼 타격 자세를 지도하고 있다. 교육부 2024년 학생 건강검사를 분석한 결과 제주 초등학생 비만군 비율은 34.6%로 전국 평균 29.4%보다 5.2%p 높아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사진=북촌초등학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초등학생 3명 중 1명꼴로 과체중이나 비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군 비율은 34.6%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고,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은 46.7%까지 올라갔다.

학생 개인의 식습관 관리에만 맡길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왔다. 읍·면지역 초등학생의 운동 실천율은 동지역보다 11.6%p 낮았고 우유·유제품과 채소 섭취율도 떨어졌다. 성별과 학령 전환기, 거주지역에 따라 위험 양상이 다른 만큼 학교 안 건강교육과 함께 통학환경·체육시설·먹거리 접근성까지 손봐야 한다는 제안이다.

30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발간한 정책브리프 '제주지역 초등학생 비만실태와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교육부의 2024년 학생 건강검사에서 제주 초등학생 비만군 비율은 34.6%로 전국 평균 29.4%보다 5.2%p 높았다.

연구는 정여진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맡았다. 교육부 학생 건강검사와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제주지역 아동의 식습관·영양 관련 선행연구 등을 종합 분석했다.

여기서 비만군은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지표다. 따라서 34.6%를 모두 의학적으로 비만 판정을 받은 학생 비율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 전국 최고 34.6%… 초5 남학생은 절반 육박

제주지역 초등학생의 시도별 비만군 비율. 제주 초등학생 비만군은 34.6%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으며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은 46.7%로 학년·성별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자료: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주지역 초등학생의 시도별 비만군 비율. 제주 초등학생 비만군은 34.6%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으며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은 46.7%로 학년·성별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자료:제주여성가족연구원

시도별 초등학생 비만군 비율은 제주가 가장 높았다. 전남이 34.5%로 제주와 비슷했고 강원 32.2%, 경북 30.6% 순이었다. 서울은 27.4%, 경기 27.5%, 세종은 25.6%였다.

성별 격차도 뚜렷했다. 제주지역 전체 학생 기준 남학생 비만군 비율은 38.4%로 여학생 30.4%보다 8.0%p 높았다.

학년과 성별을 함께 놓고 보면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의 비만군 비율이 46.7%로 가장 높았다. 초등학생 남학생의 비만 위험이 고학년으로 갈수록 커지는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여학생은 다른 위험신호가 나타났다. 주 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을 하는 비율이 초등학교에서는 52.22%였지만 중학교로 올라가면 24.28%로 떨어졌다. 27.94%p 감소한 수치다.

남학생도 초등학교 69.26%에서 중학교 55.26%, 고등학교 38.52%로 줄었지만 여학생은 중학교 진입 시점에 감소가 집중됐다.

연구원은 남학생의 경우 초등 고학년부터, 여학생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가는 시기에 건강 개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거주지역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읍·면지역 초등학생 가운데 주 3회 이상 격렬한 운동을 하는 비율은 51.7%였다. 동지역 63.3%보다 11.6%p 낮다.

먹거리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우유·유제품을 매일 먹는 비율은 동지역이 45.8%였지만 읍·면지역은 36.9%로 8.9%p 낮았다.

김치를 제외한 채소를 매일 먹는 비율도 동지역 29.0%, 읍·면지역 23.4%로 5.6%p 차이가 났다. 반대로 라면을 주 1회 이상 먹는 비율은 읍·면지역이 83.2%로 동지역 81.9%보다 1.3%p 높았다.

다만 연구원은 이런 차이만으로 읍·면지역의 체육시설이나 신선식품 접근성이 비만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생활환경과 건강행동 사이의 연관 가능성을 보여주는 만큼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봤다.

■ 비만학생 4~5명 중 1명 중성지방 이상

제주교육청과 제주한라대가 학교 급식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지역 읍·면지역 초등학생의 우유·유제품 매일 섭취율은 36.9%로 동지역 45.8%보다 낮았고 채소 섭취율도 지역 간 격차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제주교육청과 제주한라대가 학교 급식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지역 읍·면지역 초등학생의 우유·유제품 매일 섭취율은 36.9%로 동지역 45.8%보다 낮았고 채소 섭취율도 지역 간 격차를 보였다. 사진=뉴시스

체중 문제는 혈액검사에서도 나타났다.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비만학생을 대상으로 한 혈액검사에서 중성지방 이상 비율은 24.72%로 가장 높았다. 비만학생 4~5명 가운데 1명꼴이다.

LDL콜레스테롤 이상은 18.65%, HDL콜레스테롤 이상 18.56%, 간기능 이상은 16.80%, 총콜레스테롤 상승은 16.95%였다.

성별로도 양상이 달랐다. 남학생은 중성지방 이상 25.21%, HDL콜레스테롤 이상 21.64%로 나타났다. 여학생은 LDL콜레스테롤 이상이 20.12%, 간기능 이상이 18.44%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초등학교에서 나타난 건강위험은 청소년기에도 이어졌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제주 청소년 비만율은 2024년 13.4%에서 지난해 17.2%로 상승했다. 특히 남학생은 15.7%에서 23.2%로 크게 높아졌다.

다만 학생 건강검사의 비만군과 청소년건강행태조사의 비만율은 조사 대상과 산출 방식이 달라 두 수치를 직접 이어 붙여 증감률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 라면 섭취 높고 학교급 오를수록 우유·운동 감소

지난 5일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배 학교간육상경기대회’에서 초등학생 선수들이 트랙을 힘차게 달리고 있다. 주 3일 이상 격렬한 운동 실천율은 동지역 63.3%, 읍·면지역 51.7%로 11.6%p 차이가 났다. 사진=정용복 기자
지난 5일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배 학교간육상경기대회’에서 초등학생 선수들이 트랙을 힘차게 달리고 있다. 주 3일 이상 격렬한 운동 실천율은 동지역 63.3%, 읍·면지역 51.7%로 11.6%p 차이가 났다. 사진=정용복 기자

식습관에서도 장기 관리가 필요한 지표가 확인됐다. 2024년 학생 건강검사에서 제주 초등학생의 주 1회 이상 라면 섭취율은 82.15%였다. 중학생은 92.76%, 고등학생은 86.31%였다.

반면 우유·유제품을 매일 먹는 비율은 초등학생 43.95%에서 중학생 23.53%, 고등학생 14.63%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크게 떨어졌다.

아침식사 결식률도 초등학생 7.89%에서 중학생 21.21%, 고등학생 23.20%로 높아졌다.

격렬한 신체활동 실천율은 초등학교 60.95%, 중학교 40.47%, 고등학교 27.20%로 내려갔다.

연구원이 인용한 과거 제주지역 식생활 연구에서도 편식과 가공식품 의존, 나트륨·당류 과잉 등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선행연구 가운데 상당수는 2009~2015년 조사에 기반해 현재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자료로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원도 최신 제주 아동·청소년 영양 실태조사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개인 습관'서 생활환경으로… 읍면 체육·보행환경 개선 제안

지난 22일 제주 신제주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수영부 창단식에서 학생선수 18명과 학부모, 교직원, 체육 관계자 등이 창단을 기념하고 있다. 신제주초는 교내 수영장을 활용해 학생선수들의 훈련과 학업 병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진=신제주초등학교 제공
지난 22일 제주 신제주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수영부 창단식에서 학생선수 18명과 학부모, 교직원, 체육 관계자 등이 창단을 기념하고 있다. 신제주초는 교내 수영장을 활용해 학생선수들의 훈련과 학업 병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진=신제주초등학교 제공

정책 방향은 학교 안 교육과 학교 밖 생활환경을 함께 바꾸는 데 맞춰졌다. 연구원은 학교 주변에 걷기 좋은 통학로를 조성하고 읍·면·도서지역에는 체육시설과 이동형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아동센터와 돌봄시설 간식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신선식품 중심으로 개선하고, 학교 주변 고열량·저영양 식품에 대한 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성별·학령에 따른 맞춤형 접근도 제안했다. 남학생은 비만군 비율이 높아지는 초등 고학년을 집중관리 시기로 삼고, 여학생은 신체활동이 크게 감소하는 중학교 진입기에 참여형 운동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현재 초등학교 고도비만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검진·치료 연계 체계를 중·고등학교까지 이어가는 방안도 검토 과제로 제시됐다.

제주도교육청은 고도비만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료·운동·영양·심리 지원을 묶은 '해피 챌린지'를 운영해 왔다. 기존 프로그램에서는 체질량지수와 체지방률 감소, 근육량 증가, 영양지수와 일부 대사지표 개선이 확인됐으며 현재는 '해피 챌린지 플러스'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연구원은 아동·청소년 영양조사를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성별·학교급·읍면동별 지표를 따로 관리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교육청과 제주도 보건·아동·도시 분야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고 봤다.

김엘림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은 "현재 보건교육 안에서 선택적으로 운영되는 비만 예방·식생활 교육을 모든 학교가 일정 시간 이상 실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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