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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 재수술이 필요한 상황과 그 해결책 [김진오의 탈모탈출]

김현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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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모발이식 후 1년, 오랜 시간을 기다린 환자들은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다시 병원을 찾는다. 임상적으로 재수술을 결심하게 만드는 이전 수술의 오류는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헤어라인이 인위적일 때, 이식모가 뻗치거나 방향이 불량할 때, 전반적인 생착률 저하로 인해 생긴 빈공간, 무리한 채취로 듬성해진 뒷머리 고갈이다. 재수술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앞머리 디자인에서 발생한다. 본래 인간의 헤어라인은 자를 대고 그은 것처럼 일직선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미세한 굴곡을 띠며, 이마와 두피가 만나는 가장 앞줄에는 아주 가느다란 단일모가 불규칙한 밀도로 그라데이션을 만들어낸다. 이 원칙을 무시하고 굵은 모발 2~3가닥이 자라는 모낭을 맨 앞줄에 촘촘하게 일렬로 심으면 인형 머리처럼 부자연스러워진다. 이 경우 기존 수술에서 만든 헤어라인이 너무 낮지 않다면, 그 앞에 더 가느다란 단일모를 흩뿌리듯 이식해 굵은 선을 위장(Camouflage)하는 방식을 쓴다. 하지만 헤어라인이 지나치게 내려와 있다면, 굵은 모발이 자라는 모낭을 비절개 펀치로 하나씩 뽑아내 라인을 뒤로 밀어내는 까다로운 과정이 필요하다.

모발의 고유한 흐름과 각도를 맞추지 못한 이식도 흔한 실패 원인이다. 두피의 모발은 저마다 피부와 이루는 각도가 다르다. 사람마다 고유의 가마 방향이 존재하는 이유다. 이를 무시하고 직각에 가깝게 모낭을 심으면 , 머리가 자라면서 기존 모발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고슴도치처럼 밖으로 튀어나온다. 방향이 심하게 어긋난 모낭은 주변에 머리를 더 심어 빽빽하게 만들어도 가려지지 않는다. 결국 방향이 잘못된 모낭을 선택적으로 적출한 뒤, 주변 모발의 흐름에 맞춰 다시 심어야 한다. 단, 모낭을 재사용하는 과정에서는 조직이 미세하게 손상을 입기 때문에 생착률이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음을 감안해야 한다.

이식모 사이로 두피가 비치는 밀도 저하도 흔하게 마주하는 문제다. 수술 전 계획했던 것보다 듬성듬성하게 심었거나, 이식한 모낭이 온전히 살아남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미 생착해 자라고 있는 모낭 사이의 공간에 새로운 모낭을 채우는 정교한 밀도 보강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백지상태인 두피에 모낭을 심는 첫 수술보다 훨씬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두피 아래에 자리 잡은 기존 모낭의 뿌리(모낭 단위)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고 빗겨가야만, 기존 모발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교정은 뒷머리에 사용할 수 있는 모낭이 충분히 남아 있을 때만 유효하다. 첫 수술에서 안전 범위를 넘어 무리하게 모낭을 채취했다면, 정작 오류를 바로잡아야 할 때 쓸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해진다. 뒷머리는 끝없이 차오르는 화수분이 아니다. 공여부가 고갈된 상태라면 수술 규모를 키울 수 없다. 이때는 수염 등의 체모를 제한적으로 활용해 정수리 볼륨을 채우거나, 두피문신(SMP)을 병행해 뒷머리 밀도를 시각적으로 보완하는 타협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재수술 시기를 당기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지만, 첫 수술의 결과가 아쉽다고 해서 바로 교정에 들어갈 수는 없다. 두피 안쪽에 생긴 미세한 흉터 조직이 부드럽게 안정화되고, 휴지기를 거쳐 늦게 자라는 모발들의 최종 밀도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 10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수술을 거쳐 흉터가 있는 두피는 정상 조직보다 혈류량이 적고 딱딱해 새로운 모낭이 살아남기에 불리하다. 따라서 재수술 전에는 두피의 유연성과 흉터의 두께를 면밀히 평가하고, 이식 크기와 깊이를 세밀하게 조절해야만 한다.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앞머리를 전부 뽑아내고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패한 흔적을 깨끗하게 지우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모발이식은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릴 수 있는 스케치가 아니다. 실패를 바로잡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은 조급하게 다음 수술을 잡는 것이 아니다. 내 뒷머리에 안전하게 남은 모낭을 객관적으로 셈해보고, 한정된 자본으로 어디까지 오류를 덮고 교정할 수 있는지 냉정한 목표를 세우는 일이다. 재수술의 성공은 잃어버린 것을 완벽하게 되찾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남은 자원의 한계를 인정하고 가장 효율적인 자리를 찾아주는 데서 시작된다.

김진오 원장
김진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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