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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14배 뻥튀기' 영풍제지 실소유주 1심 징역 3년…벌금 2430억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시세조종 제공 자금 74억7000만 추징
法 "시장 공정성과 투자자 신뢰 크게 훼손"
주가 급등기 관여 낮은 점 등 양형 고려

서울남부지법. 뉴스1
서울남부지법. 뉴스1

[파이낸셜뉴스] 1년 새 주가를 약 14배 끌어올린 시세조종에 가담한 영풍제지 실소유주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박종열 부장판사)는 30일 오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공현철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430억원을 선고했다. 시세조종에 제공한 자금 74억70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공범 김모씨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또 다른 김모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264억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공씨는 영풍제지 인수 과정에서 주가조작 조직의 총책 이진훈씨 등과 공모해 시세조종 자금을 제공하고, 2022년 10월 25일부터 2023년 10월 17일까지 약 780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당은 계좌 444개를 동원해 23만여차례에 걸쳐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했으며, 주가는 수정종가 기준 3400원대에서 4만8000원대까지 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상장 회사 주가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공정하게 형성돼야 함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경영상 목적을 위해 대규모 시세조종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장기간에 걸쳐 다수 계좌가 동원돼 시세조종이 이뤄졌고, 시장의 공정성과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씨가 처음부터 주가를 단기간에 급등시킨 뒤 보유 주식과 회사를 처분할 목적으로 영풍제지를 인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범행에 가담한 주된 동기는 인수자금 조달과 주식 담보가치 유지에 있었고, 회사 경영을 이어가면서 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봤다.

또 재판부는 공씨가 직접 시세조종 주문을 지시하거나 개별 거래를 구체적으로 통제한 정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023년 6월 이후에는 공씨의 관여와 실질적 기여가 현저히 낮았다고 판시했다. 공범 전체의 부당이득을 기준으로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하는 사정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 과정에서 공씨는 인수자금 일부를 빌리거나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려 했을 뿐 시세조종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씨로부터 영풍제지 시세조종에 쓸 자금을 받았다는 이씨의 법정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주식 운용 약정서와 실제 거래 경위 등 객관적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영풍제지 인수 이후에도 공씨에게 주식 담보가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고, 이씨 등과 자사주 소각이나 신사업 진출 등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논의한 점도 공모의 근거로 들었다. 자금 제공이 법률상 대여에 해당하더라도 시세조종에 사용할 목적으로 지급했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인수가 마무리된 뒤 공모관계가 단절됐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시세조종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고 용인한 데다, 범행에서 이탈했다고 볼 사정도 없다"며 전 기간에 대한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했다.

한편 재판부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2023년 10월 4일 이후 금융감독원이 검찰 요청에 따라 영장 없이 추가 수집한 금융자료의 증거능력을 부정했다. 행정조사 형식을 갖췄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범죄수사의 일환인 만큼 영장에 따라 자료를 확보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후 금감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해당 자료를 확보했더라도 최초 수집 과정의 위법성이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일당이 444개 계좌를 이용해 2023년 10월 17일까지 시세조종을 했다는 사실 자체는 유죄로 봤다. 다만 부당이득 산정에서는 적법한 자료로 확인되는 최초 조사 대상 113개 계좌의 2023년 8월 18일까지 실현이익 약 1324억원만 인정했다. 여기에 공범의 별도 거래 이익 약 200억원을 합산해 공씨에게 적용되는 부당이득액을 약 1524억원으로 계산했다.
아울러 이씨 측이 관리하던 1324억여원의 수익이 공씨 등에게 분배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은 추징 대상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앞서 공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2조3694억원을 구형하면서 113억원을 추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이씨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3973억원을 선고하고 1324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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