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50% 심인성 쇼크에 맞선다…대학병원 '임펠라' 도입 잇따라 [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심인성 쇼크를 동반한 급성심근경색은 사망률이 40~50%에 이르는 치명적인 응급질환이다. 이 환자들의 생존 기회를 높일 수 있는 초소형 심장 펌프 '임펠라(Impella CP)'를 도입하는 대학병원이 늘고 있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이 첫 시술의 문을 연 데 이어 은평성모병원과 이대서울병원도 잇따라 시술에 성공했다.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11일 순환기내과 신상훈·전보경 교수 시술팀이 급성심근경색에 심인성 쇼크가 동반된 60대 남성 A씨에게 임펠라를 활용한 응급 시술을 시행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속된 흉통으로 지난 10일 응급실을 찾아 급성심근경색을 진단받았다. 말기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받고 있었고 빈혈·고혈압·이상지질혈증도 앓고 있었다. 응급 관상동맥조영술 결과 좌주간부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3개 혈관이 모두 좁아져 있었고, 광범위한 석회화 병변으로 허혈을 견딜 여력도 매우 낮았다.
신 교수는 "풍선 확장과 스텐트 거치 과정에서 관상동맥 혈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되는 순간 혈역학적 붕괴와 심정지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았다"며 "말기신부전 환자는 체액 조절 능력과 심근 예비능이 제한적이어서 쇼크에서 회복할 여력이 적었지만, 임펠라를 사용하면서 고위험 시술 중에도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시술팀은 상태가 악화된 뒤 대응하는 대신 관상동맥중재술 전에 임펠라를 선제적으로 삽입해 순환을 안정시킨 뒤 재관류를 시행했다. A씨는 출혈, 혈관 합병증, 용혈 등 합병증 없이 회복해 지난 14일 퇴원했다.
임펠라는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얇은 관 형태의 장치를 좌심실에 넣어 심장 근육 대신 대동맥으로 혈액을 직접 내보내는 기계적 순환보조장치다. 분당 최대 약 4.3L의 혈류를 공급하며 심장 기능이 회복되면 제거한다. 국내에서는 급성심근경색에 동반된 심인성 쇼크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희소의료기기로, 신의료기술로 도입됐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이런 환자 치료에 약물치료나 대동맥내풍선펌프(IABP), 에크모(ECMO)에 주로 의존해 왔다. 하지만 약물과 IABP는 효과가 제한적이고, 에크모는 심장과 폐 기능 전체를 대신하는 만큼 출혈·혈전 위험과 관리 부담이 컸다. 임펠라는 이 둘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중간 단계'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신 교수는 "최근 발표된 댄저 쇼크(DanGer Shock) 연구에서 임펠라는 심인성 쇼크를 동반한 심근경색 환자의 사망률을 표준치료 대비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보고됐다"며 "말기신부전, 고령, 좌주간부 병변 등 기존에는 재관류 시도 자체가 위험했던 고위험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완전 재관류를 시행할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