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권리중심 장애인 일자리' 재도입 제동…조례 재의요구
시의회 통과 조례안 재검토 요구
"권익옹호 활동 직무 범위 불명확"
과거 사업 직무 절반 집회·시위·캠페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중증장애인의 권익옹호 활동 등을 직무로 인정하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제도화하는 조례안에 제동을 걸었다. 직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특정 일자리 사업의 확대와 지원을 의무화할 경우 시장의 예산·집행 권한을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서울시는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지난달 30일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1일 밝혔다.
개정안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정의하고 관련 일자리의 개발·보급 및 확대를 서울시 추진계획에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중증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와 장애인 평생교육시설 등과 연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지난 8월 10일 발의돼 9월 1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서울시는 우선 권리중심공공일자리의 직무 범위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장애인 인식개선과 문화예술, 권익옹호 활동 등을 직무로 규정하고 있지만 권익옹호 활동의 구체적인 범위와 판단 기준은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캠페인이나 집회 참석 등이 어디까지 공공일자리의 직무로 인정되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과거 사업에서 특정 활동에 직무가 편중됐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서울시가 2023년 실시한 운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2022년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참여자의 전체 직무활동 가운데 집회·시위·캠페인 관련 활동이 50.4%를 차지했다.
특정 사업의 확대와 지원을 조례로 의무화한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개정안은 권리중심공공일자리 확대를 추진계획에 포함하고 중증장애인에 대한 연계 지원 등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규정이 고용환경이나 사업 성과 등에 따라 사업 규모와 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시장의 예산편성 및 집행 재량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2024년부터 기존 사업 대신 주 20시간의 '맞춤형 특화일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 특성을 고려한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민간 취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정진우 서울시 복지실장은 "서울시는 중증장애인의 고용과 자립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다"며 "공공일자리가 참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시민의 신뢰 속에 운영될 수 있도록 직무 기준과 사업 추진 방식, 예산·집행 권한에 관한 쟁점을 시의회가 다시 검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성초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