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사업성 낮다던 알래스카 LNG…美 지원책에 다시 계산대

박지영 기자,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정부가 막대한 건설비와 인허가·인력 리스크로 반세기 넘게 표류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 한국이 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미국은 사업 추진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지만 한국정부는 투자 여부는 물론 규모도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연방정부 직접 관여와 기자재 관세 인하, 경제성 있는 장기 LNG 구매계약 등 지원책까지 제시한 만큼 정부는 달라진 조건을 토대로 사업성을 다시 따져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프로젝트 노스'를 통해 알래스카 LNG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 검토에 착수하기로 했다. 다만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법적 요건 충족을 전제로 한 것으로 실제 투자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팩트시트에 나온 것이 알래스카와 합의한 내용의 전부"라며 미국 측의 발표가 한미간 합의보다 더 나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미국 측이 제시하는 사업비 역시 670억달러에서 540억달러, 500억달러 수준으로 계속 달라지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이다.

우리 정부가 투자 결정에 선을 긋는 것은 사업의 경제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래스카 LNG는 북부 노스슬로프에서 남부 니키스키까지 약 1300㎞의 가스관과 액화시설을 건설해야 한다. 혹한의 기후와 인력 부족, 인허가 지연에 따른 사업비 증가와 자금조달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내에서도 사업의 상업성에는 오랫동안 의문이 제기돼왔다. 엑손모빌과 BP, 코노코필립스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막대한 사업비와 경제성 문제 등으로 2017년 사업에서 철수했다. 현재 사업을 주도하는 글렌파른그룹도 가스관 최종투자결정(FID)을 지난해 말에서 올해로 미뤘다.

한국정부 역시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사업성을 낮게 평가했었다. 김 장관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는 게 기본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기존 사업조건을 바꾸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우리 정부는 경제성을 다시 따져보기로 했다. 미국은 민간 중심으로 추진돼온 사업에 연방정부가 직접 관여해 인·허가와 인력 확보 등의 리스크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한국 측에 전달했다.

한국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지원책도 제시됐다. 미국은 철강 등 관련 기자재의 관세를 낮추고, 한국기업의 사업 참여를 지원하기로 했다. 경제성 있는 조건의 장기 LNG 구매계약을 보장하고, 한국에 알래스카 LNG 우선 접근권도 제공한다. 특히 기자재 관세 인하는 이번에 발표된 다른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에는 적용되지 않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지원책이다.

투자 규모도 향후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 결정된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 223억달러와 원전 프로젝트 최대 1200억달러에 알래스카 LNG까지 당초 거론된 670억달러를 더하면 대미 전략투자 한도인 2000억달러를 넘어선다. 김 장관은 "미국 측이 제시하는 금액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며 "어느 정도까지일 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경우 LNG 도입선 다변화를 통한 에너지안보 강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가격과 투자 수익성, 안정적인 LNG 확보 등을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관건은 미국이 사업성을 얼마나 개선한 조건을 제시하느냐 하는 것이다. 연방정부 관여와 기자재 관세 인하, LNG 가격 및 장기 구매조건 등이 실제 원리금 회수가 가능한 수준인지가 투자 여부를 가르게 된다. 김 장관은 "미국과 우리의 이해관계는 다르다"며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준은 단 하나다. 상업적 합리성에 따라 판단하고, 그게 안 되면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이석우 기자


#사업성 #한국 투자 #액화천연가스 #미국 정부 #알래스카 LNG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