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조직 피부 ECM, '사체주사' 논란 넘어 안전·임상 근거 논의
국회 포럼서 인식조사·실제 진료자료 공개
"제품별 특성·과학적 근거에 따라 관리해야"
[파이낸셜뉴스] 인체조직 유래 피부 세포외기질(ECM)을 둘러싼 논의가 이른바 '사체주사'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넘어 안전관리와 임상 근거, 기증 윤리 및 산업 경쟁력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인체조직 피부 ECM의 안전한 활용과 산업 발전 방향' 포럼에서는 국민·의료진 인식조사와 다기관 실제 진료자료, 국내외 인체조직 활용 사례 등이 공개됐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피부 ECM의 법적 분류와 관리 기준을 두고 의료계와 법률·규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눴다.
첫 발제를 맡은 전정애 엠브레인 리서치센터 연구소장은 소비자 1503명과 의료진 3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체조직 피부 ECM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소비자의 80.4%는 인체조직 피부 ECM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관련 시술 경험자의 91.5%는 해당 소재가 사람의 피부조직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99.2%, 의료진의 99.4%가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증 조직의 활용 범위에 대해서는 '치료·재건 목적에만 동의한다'는 응답이 21.6%, '미용을 포함한 합법적인 의료 목적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63.1%였다. 의료진의 경우 충분한 설명을 전제로 미용 목적 사용에 동의한다는 응답이 98.4%로 나타났다.
구본철 대한피부과의사회 교육이사는 16개 의료기관에서 환자 433명, 총 732회 시술을 분석한 후향적 실제 진료자료를 제시했다. 시술 목적은 노화 관련 피부 개선이 62.12%로 가장 많았고 질환 관련 개선 21.48%, 단순 미용 12.24% 등이었다. 433명 가운데 185명(42.73%)은 2회 이상 시술을 받았으며, 발표 자료에서는 반복 시술과 이상반응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원재 대한성형외과학회 이사장 겸 연세대 교수는 인체조직 ECM의 재건 분야 활용 사례와 기증부터 가공·분배, 이식 이후까지 이어지는 추적관리 체계를 설명했다.
법적 분류를 두고는 원재료와 가공과정, 최종 형태, 사용 목적과 작용원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허수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인체조직법상 인체조직 여부를 처리·제조 방법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ECM 역시 개별 제품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법적 분류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석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재건 현장에서 인체조직이 갖는 생체적합성을 강조했다. 조직 결손이나 다른 주입 물질로 인한 부작용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인체조직을 활용할 수 있으며, 조직 가공기술 발전으로 작은 피부 결손에도 적용할 수 있는 형태가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노성 좋은규제시민포럼 공동대표 겸 연세대 객원교수는 규제 변경은 확인된 안전·품질 문제와 과학적 근거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인식이나 사회적 논란만으로 규제 체계를 바꾸기보다 현재 관리체계의 문제와 기존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위험이 있는지를 먼저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편, 국내 ECM 시장에는 엘앤씨바이오, 한스바이오메드, GC녹십자웰빙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관련 기업들의 시장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피부 ECM을 둘러싼 논의도 명칭이나 찬반 논쟁보다 제품별 특성과 임상자료, 안전관리 체계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향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상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