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구호 넘어 자립까지…"새 출발 돕는 것도 우리가 할 일"
네팔 대홍수 현장 대피시설 찾아
이재민 거처 살피고 일상회복 도와
말라위 난민·주민에 농업기술 전파
생계기반 닦아 지역사회 자립 지원
홍수는 집과 농경지를 삼키고 아이들이 머물 학교마저 빼앗는다. 분쟁을 피해 도착한 난민캠프에서는 가뭄과 식량난이 생존을 위협한다. 기후변화와 빈곤, 분쟁이 얽힌 복합위기 앞에서 필요한 지원도 넓어지고 있다. 식량과 거처 제공을 넘어 마음의 상처를 돌보고 생계 기반을 되살리는 일까지 이어져야 한다. 굿네이버스는 긴급구호와 아동 보호, 지역사회 자립을 연결하는 인도적 지원 사업으로 위기 속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돕고 있다.
1일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에 따르면 올해 네팔을 비롯해 베네수엘라·일본·콜롬비아·인도네시아 등 재난 현장에서 긴급구호 활동을 펼쳤다. 네팔에서는 홍수 피해 이재민과 아동을 지원하고, 아프리카 말라위에서는 난민과 지역 주민의 농업 생산을 늘리고 생계 기반을 강화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4시간 내 대응 수준 결정
굿네이버스는 재난 발생 24시간 이내 대응 수준을 정한다. 피해국과 주변 권역에서 대응할 수 있는지, 글로벌 지원이 필요한지를 구분해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필요할 경우 파견하는 긴급구호 대응단은 통상 36시간 이내 현장에 도착해 피해를 조사하고 구호물품을 조달한다. 현지 네트워크로 자원을 연결하고,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회의에서 국제기구·NGO와 지원 분야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굿네이버스의 긴급구호사업은 1993년 시작됐다. 재난 직후 식량·생필품 지원은 심리·정서 회복과 교육·생계·주거 환경 개선으로 이어진다. 아동의 정서 회복을 위해 인지행동치료와 예술·놀이를 활용한 심리사회적 지원(PSS) 프로그램 4종도 자체 개발했다.
■구호와 함께 마음도 돌봐
네팔에서는 지난 8월 26일 북부에서 발생한 홍수·산사태 피해 지역에 50만달러 규모의 긴급구호를 진행하고 있다. 교량과 도로가 유실된 누와코트 지역 가운데 지원 접근성이 낮은 비두르 서부를 우선 대상으로 삼았다.
임시대피시설과 학교·병원 등을 중심으로 이재민 3100여가구에 식량·생필품·위생용품 등을 전달했다. 임시 거처와 식수 지원, 기초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보건사업도 병행한다.
피해는 아동의 생활공간까지 흔들었다. 학교가 사라진 데다 피해를 입지 않은 학교도 임시대피시설로 쓰이면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곳이 부족해졌다. 구호물품 배분과 함께 아동의 안전과 정서 회복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구양흔 굿네이버스 인도적지원팀장은 "이번 홍수로 주민들은 주거지와 생계 기반을 함께 잃었다"며 "몬순 이후 곧바로 겨울이 찾아오는 만큼 신속한 구호와 재건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함께 농사짓고 갈등도 조정
말라위 잘레카 난민캠프에서는 분쟁을 피해 온 난민들이 만성적인 과밀화와 식량난에 시달린다. 가뭄과 부족한 농업 기반이 생계를 압박하고, 자원 배분을 둘러싼 지역 주민과의 갈등도 겹쳤다.
굿네이버스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식량위기 대응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5년 시작한 이 사업은 2027년까지 이어진다. 직접 참여자는 210명이며, 가족 등 간접 수혜자는 1710명이다. 관개시설 보수와 곡물 저장창고 설치, 종자·비료·농기구 지원으로 농업 생산 기반을 보강한다.
난민과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농업 클럽 23개를 조직하고 농업기술 교육도 진행했다. 클럽원 중 '리드 파머'를 선정해 배운 기술을 다른 참여자에게 전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주민들이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다. 농업 클럽원인 지역 주민 차간틸라 오딜리야는 "난민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면서 서로 몰랐던 농법을 공유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전미선 굿네이버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와 빈곤, 분쟁 등 복합 위기가 맞물리며 대응 기반이 취약한 국가와 지역 주민들이 더 큰 피해를 겪고 있다"며 "굿네이버스는 앞으로 재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전문적인 인도적지원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장인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