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가른 태권도 종주국의 품격…품새 개인전 남녀 동반 金 싹쓸이
종주국의 자존심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허공을 가르는 날카로운 발차기와 숨을 멎게 만드는 완벽한 텀블링이 도요하시 체육관을 완벽하게 집어삼켰다. 대한민국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개인전에 걸린 두 개의 금메달을 모두 싹쓸이하며 아시아 무대를 평정했다.
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품새 남자 개인전 결승에 나선 윤규성(제2군단사령부)은 공인 품새와 자유 품새 평균 9.3800점을 획득해 8명의 결선 진출자 중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연기는 문자 그대로 무결점이었다. 공인 품새 태극 7장(9.340점)에서 동작 하나하나를 절도 있게 끊어내며 기선을 제압한 윤규성은 자유 품새(9.420점)에서 장내의 탄성을 자아냈다. 빠른 음악에 맞춰 공중회전과 연속 발차기를 폭발시켰고, 쩌렁쩌렁한 기합과 함께 연속 텀블링에 이은 '칼재비' 동작으로 완벽한 마침표를 찍었다. 윤규성의 우승으로 한국은 2018년 강민성, 2023년 강완진에 이어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앞서 열린 여자 개인전에서도 정하은(용인특례시청)이 금빛 축포를 터뜨렸다. 도복 왼쪽에 부착된 태극기를 향해 하트 세리머니를 펼치며 결선 무대에 입장한 정하은은 평균 9.3100점의 고득점으로 시상대 최상단을 밟았다. 공인 품새 지태에서 절도 있는 기량을 뽐낸 그는, 이어진 자유 품새에서 뒤로 공중회전하는 과감한 동작으로 시작해 앞차기, 돌려차기, 뒤후려차기 등 화려한 연속 발차기를 선보이며 2위 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정하은의 압도적인 기량에 힘입어 한국 여자 품새 역시 2연패를 완성했다.
이번 대회 품새 종목은 기존의 토너먼트 방식에서 점수로 다음 라운드 진출자를 가리는 컷오프 방식으로 룰이 새롭게 변경됐다.
남녀 모두 준결승 두 조에서 상위 4명씩 8명이 결선에 올라 단 한번의 연기로 메달 색을 가리는 피 말리는 승부였다. 하지만 종주국 태극전사들에게 룰의 변화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정하은과 윤규성이 나란히 압도적인 결선 최고점을 휩쓸며 남녀 동반 우승을 일궈낸 한국 태권도는 나고야의 가을 하늘에 가장 웅장하고 자랑스러운 두 번의 애국가를 울려 퍼뜨렸다.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