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나 홀로 작업' 10년간 3884명 사망…"위험업무 2인 1조 법제화해야"

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공공운수노조·與 의원 공동주최 토론회
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중 단독작업 55.6%
노동부 "위험작업 범위 구체화 어려워"…신중 입장

공공운수노조·서울교통공사노조 등 관계자들이 2021년 5월 24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 참사 5주기 추모 및 생명안전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헌화하고 있다. 뉴스1
공공운수노조·서울교통공사노조 등 관계자들이 2021년 5월 24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 참사 5주기 추모 및 생명안전주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헌화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10년간 노동자 약 4000명이 '나 홀로 작업' 중 숨졌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위험업무의 2인 1조 작업을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공공운수노조와 더불어민주당 강득구·김정호·최기상 의원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위험업무 2인 1조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곽이경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이 제시한 산업재해 통계 분석에 따르면 2015~2024년 감독관 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6991명 가운데 3884명(55.6%)이 혼자 작업하던 중 사망했다.

곽 국장은 "위험한 작업을 하는 노동자가 혼자 고립되지 않도록 하고, 한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다른 사람이 신속하게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2인 1조의 취지"라며 "작업 위치와 시야 확보, 통신수단 등 실제로 동료를 지켜보고 대응할 수 있는 조건까지 구체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청업체의 안전인력 확보 비용이 입찰·낙찰금액에 반영되지 않으면 인력 배치 기준이 현장에서 지켜지기 어렵다며 "원청이 필요한 비용을 별도로 보장하고 실제 인력 배치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은 실제 작업인원과 위험 감시인력을 구분해 배치할 것을 제안했다. 한 이사장은 "작업자가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주변 위험을 살피고 사고에 대응하는 것이 감시자의 역할"이라며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해야 한다면 감시자 한 명을 더 배치하는 식으로 작업 특성에 맞는 인원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의 경우 노사가 정한 안전인력이 실제 배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예산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위험업무 2인 1조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위험업무 2인 1조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현장 증언에 나선 정용우 서울교통공사노조 역무본부장은 사고가 일어나더라도 관제 연락 등 기본적인 역 운영이 유지돼야 하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한 조에 두 명만 근무하면 한 명은 역에 남고 다른 한 명은 혼자 위험현장에 나가야 한다"며 "역 운영에 한 명, 현장 출동에 두 명 등 조당 최소 3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문성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 교선조직국장은 지난달 2일 시흥시청역에서 승객 간 다툼에 대응하던 역무원이 주취 승객에게 폭행당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당시 12개 역에 근무자가 12명뿐이어서 다른 역에서 지원인력을 보내면 그 역이 무인 상태가 될 수밖에 없었다"며 "피해자가 심리적 불안을 호소해도 쉬지 못하고 홀로 역사에 남아 근무해야 했다"고 전했다. 서해선지부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파악한 역무원 폭언·폭행 피해 18건 가운데 16건(88.9%)이 단독근무 중 발생했다.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지부장은 고(故) 김용균 노동자 사망을 계기로 컨베이어 설비의 2인 1조 작업 인력이 충원됐지만, 일부 하청업체에서는 계약금액과 작업량 조정으로 인력이 다시 줄고 있다고 꼬집었다.

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위험성평가 결과가 실제 안전인력 확보와 예산 투입으로 이어지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인 1조 법제화와 위험성평가는 대립하지 않는다"며 "법은 최소한의 의무를 설정하고, 위험성평가는 그 기초 위에서 현장 특성에 맞는 추가 조치를 설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편 정부 측 대표로 참석한 박윤경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기준과장은 위험업무의 2인 1조 작업을 산업안전보건법을 통해 포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 과장은 현행 제도에도 감시인·신호수·유도자 배치 규정이 존재하고 잠수작업 등 일부 업무에는 이미 2인 이상 작업 기준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무화 대상을 넓히는 데 대해서는 "위험작업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며 "같은 사업장 안에서도 어느 작업 단위까지 위험작업으로 볼 것인지 세밀하게 법으로 정하면 경직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험성평가의 실효성을 높이고 노동자 참여와 작업중지권을 강화하기 위해 법·제도를 개선해왔다고 거론하면서 폐기물·가스·철도 분야의 개별법을 통한 보완 방안도 제시했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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