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도심 밤길 엮는다… 빛축제·목관아·상권 한 동선으로
위성곤 지사, 원도심 야간현장 점검
신산공원 영수증 연계 코인 실험
목관아 미디어아트 5일까지 운영
중앙로·칠성로·지하상가 연결 검토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도가 신산공원의 빛 축제와 제주목 관아 미디어아트, 중앙로·칠성로 상권을 하나의 야간관광 동선으로 묶는 방안을 추진한다. 축제와 전시를 본 뒤 주변 음식점과 상점가까지 걸어서 이동하도록 해 원도심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함께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지난 1일 저녁 제주시 신산공원과 제주목 관아, 중앙로 일대를 차례로 찾아 야간관광 콘텐츠와 주변 상권의 연계 가능성을 점검했다. 황경선 제주도 관광교류국장과 김형은 세계유산본부장 등이 동행했다.
이번 현장 점검의 초점은 새로운 야간행사를 추가하는 데 있지 않았다. 이미 운영 중인 빛 축제와 역사문화 콘텐츠, 상점가를 서로 연결해 관광객이 원도심에 더 오래 머물도록 만드는 데 맞춰졌다.
첫 방문지는 신산공원이었다. 이곳에서는 '2026 신산 도채비 빛 축제'가 열리고 있다. 도깨비의 제주 방언인 '도채비'와 전래동화를 빛 전시와 공연·체험으로 풀어낸 행사다.
제주도가 주목한 부분은 축제와 지역 상권을 직접 연결한 운영 방식이다. 축제에서는 제주시 일도2동에서 구매한 영수증을 가져오면 금액에 따라 체험과 놀이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코인으로 바꿔준다. 관람객이 축제장 안에서만 소비하는 구조를 벗어나 주변 상점을 먼저 이용하고 다시 행사장으로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위성곤 지사는 현장에서 '도채비뿔 링 게임'에 참여하고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과 코인 운영 방식을 살폈다.
제주도는 이런 방식이 실제 상권 소비 확대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와 다른 야간 콘텐츠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두 번째 방문지는 제주목 관아였다. 제주목 관아에서는 오는 5일까지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펠롱펠롱 빛 모드락 2'가 열린다.
제주 1만8000 신들의 이야기를 빛과 영상으로 풀어내고, 제주목 관아의 건축물과 야외 공간을 미디어아트 무대로 활용했다. 문화유산을 낮 시간대 관람 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야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확장한 사례다.
현장에서는 전시 일정과 관광객 동선을 사전에 충분히 알리는 문제도 제기됐다.
위 지사는 해설사와 참여 작가들의 설명을 듣고 관광객이 여행 일정을 미리 짤 수 있도록 전시와 공연 일정을 정해 누리집 등을 통해 안내할 것을 주문했다.
야간관광이 실제 체류시간 확대로 이어지려면 콘텐츠 운영시간과 주변 상권 영업시간, 이동 동선이 맞물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제주목 관아 주변에는 중앙로상점가와 칠성로상점가, 중앙지하상가가 밀집해 있다. 제주도는 목 관아에서 미디어아트를 본 관광객이 중앙로와 칠성로에서 식사와 쇼핑을 하고 원도심에 더 머물도록 관광 동선을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위 지사도 제주목 관아를 나온 뒤 아케이드와 제주여행자센터를 거쳐 중앙로 일대를 직접 걸으며 상권과 관광 콘텐츠의 연결 여건을 살폈다.
제주도가 구상하는 야간관광의 핵심은 방문객 숫자보다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에 있다. 한 행사에 관광객을 모은 뒤 곧바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게 하는 방식보다 가까운 거리의 문화유산과 축제, 먹거리, 쇼핑을 연속적으로 소비하도록 만드는 구조다.
특히 원도심처럼 역사문화시설과 전통 상권이 가까이 모여 있는 지역에서는 개별 콘텐츠를 따로 운영하는 것보다 운영시간과 프로그램을 맞추는 방식이 체류시간을 늘리는 데 유리하다.
제주도는 이번 현장 점검을 토대로 문화유산과 축제, 지역상권의 운영시간과 관광객 이동 동선을 분석해 원도심 야간관광 전략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원도심 야간관광의 성과는 방문객 수뿐 아니라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로 살펴야 한다"며 "제주 문화와 쇼핑, 먹거리를 즐기는 발걸음이 지역경제의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관광자원을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