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제주 1100도로서 관광버스-자전거 충돌… 50대 남성 심정지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라산 횡단 35.1㎞ 산간도로
지난달 건설기계 27종 통행 제한
지난해도 자전거-트럭 중대사고
경찰, 주행 경로·충돌 지점 조사

3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1100도로에서 관광버스와 자전거가 충돌한 뒤 119구급대가 자전거 운전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3일 오전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1100도로에서 관광버스와 자전거가 충돌한 뒤 119구급대가 자전거 운전자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소방안전본부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1100도로에서 관광버스와 자전거가 충돌해 자전거를 타던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급경사와 급커브가 이어져 대형 화물차와 건설기계 통행까지 제한된 산간도로에서 중대사고가 다시 발생하면서 경찰이 정확한 충돌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3일 제주소방안전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5분께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1100도로에서 관광버스와 자전거가 충돌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충격으로 자전거를 타던 50대 남성이 다발성 골절을 입고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28분께 신고자와 영상통화를 하며 심폐소생술을 지도했다. 구급대는 오전 9시46분께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한 뒤 오전 9시58분께 남성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했다.

사고가 난 1100도로는 지방도 1139호선으로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한라산 서쪽을 거쳐 잇는 35.1㎞ 도로다.

해발 1100m 지점을 지나 1100도로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어리목과 1100고지 등 한라산 주요 관광지로 이어진다. 관광객이 이용하는 승용차와 버스뿐 아니라 자전거 이용자도 찾는 대표적인 산간도로다. 그러나 도로 곳곳에 굽은 구간과 가파른 경사가 이어져 운전 부담이 큰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와 경찰은 산간도로에서 대형 차량 사고가 잇따르자 차량 통행 제한과 안전대책을 강화해 왔다.

2021년 7월부터 1100도로 어승생삼거리에서 옛 탐라대학교사거리까지 19.1㎞ 구간에서는 최대 적재량 4.5t 이상 화물자동차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는 규제 범위가 확대됐다. 기존 4.5t 이상 화물차에 더해 불도저와 굴착기, 지게차 등 건설기계 27종과 관련 차량도 통행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중량이 큰 차량과 건설기계가 급경사·굽은 도로에서 충분한 제동거리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배경이다.

1100도로에서 자전거와 차량이 충돌한 중대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10일 오전에는 어리목 입구에서 약 1.5㎞ 떨어진 1100도로에서 1t 트럭과 맞은편에서 내려오던 자전거가 충돌했다. 당시 자전거를 타던 50대 남성이 크게 다쳐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다른 유형의 중대사고도 이어졌다. 2023년 12월에는 제주시 노형동 1100도로에서 SUV가 도로 옆 도랑으로 빠지는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2024년 8월에는 옛 탐라대학교 입구 사거리 인근에서 SUV와 승용차가 충돌해 5명이 크게 다쳤다.

겨울철에는 적설과 결빙으로 차량 통제가 반복된다. 한라산을 횡단하는 산간도로 특성상 기상 변화에 따라 노면 상태와 가시거리도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사고는 대형 화물차와 건설기계의 통행 제한을 확대할 정도로 안전관리를 강화해 온 1100도로에서 다시 발생한 중대사고라는 점에서 도로 이용자별 안전대책을 다시 들여다볼 계기가 됐다.

경찰은 관광버스와 자전거의 진행 방향과 속도, 충돌 지점,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운전자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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