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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 넘게 셌어요" 배달지 문앞에 놓인 동전 지퍼백…메모 한 줄 읽고 기사가 한 행동 [따뜻했슈]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판자촌으로 음식을 배달한 배달기사가 동전을 모아 음식값을 준비한 주문자를 위해 돈을 받지 않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에펨코리아'갈무리
판자촌으로 음식을 배달한 배달기사가 동전을 모아 음식값을 준비한 주문자를 위해 돈을 받지 않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에펨코리아'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가파른 언덕길 판자촌으로 피자를 배달하러 갔다가 작은 지퍼백에 동전을 모아 음식값을 마련한 주문자를 보고 음식과 돈을 모두 두고 온 배달기사의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배달기사 A 씨는 최근 서울 관악구의 한 판자촌 인근으로 피자 배달을 갔다가 겪은 일화를 전했다.

당시 주문자는 "현금을 문 앞에 둘 테니 음식도 문 앞에 놓아달라"고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A 씨가 마주한 음식값 봉투는 작은 지퍼백으로, 안에는 1,000원짜리 지폐 몇 장과 함께 100원짜리 동전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지퍼백 곁에는 삐뚤빼뚤 정성껏 쓴 메모 한 장이 놓여 있었다. 메모에는 "3만 원 맞아요. 열 번 넘게 셌어요"라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저금통을 털어 정성스레 돈을 모았을 주문자의 모습이 떠오른 A 씨는 결국 음식값과 배달비를 모두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돈과 피자를 문 앞에 고스란히 남겨둔 채 조용히 발길을 돌렸다.

A 씨는 "가게 배달 건이었는데 언덕도 높고 다른 기사들의 배차가 잘 안 빠져 직접 가게 됐다"며 "돼지저금통을 깼다면 이 돈은 통장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 피자는 작은 선물이라 생각하고 다 놔두고 왔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배달 중 집에 갇혀 구조를 요청하던 시민을 도와 119에 인계했던 일화를 언급하며 "당시 받았던 사례금 100만 원도 보육원에 음식으로 보냈다. 내가 누군가를 도우면 그 온기가 또 다른 곳으로 전해지고, 언젠가 내게도 좋은 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얼마나 큰마음을 먹고 피자를 시켰을지 짐작이 가 눈물이 난다", "각박한 세상에 이런 배달기사님이 계셔서 마음이 따뜻해진다", "주문자도, 배달기사님도 모두에게 복이 찾아가길 바란다"며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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