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총리 열풍 식었다' 다카이치 1년, 정책에 돌아선 민심
총재 당선 1년…'사나카쓰' 열풍 시들
고물가·中 관계 악화에 중도층 이탈
내각 지지율 65% 이상서 45%로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첫 여성 총리에게 쏟아졌던 환호가 정책 성적표 앞에서 잠잠해지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4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쓰는 물건을 따라 사고 연예인처럼 응원하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생활이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다카이치 총리의 자민당 총재 당선 1년을 맞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불었던 '사나카쓰(サナ活)' 열풍이 잦아들었다고 보도했다. 고물가 대응과 대중 외교에 대한 실망으로 중도층이 이탈하면서 보수 지지층이 정권을 떠받치는 구도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뒤 같은 달 21일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올랐다. 유력 정치 가문 출신이 아닌 비세습 정치인이 남성 중심 정계의 유리천장을 깼다는 점이 젊은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당시 인기는 팬덤에 가까웠다. 이름 사나에에서 따온 '사나'와 좋아하는 연예인 등을 응원하는 '오시카쓰(推し活)'를 합친 '사나카쓰'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애용품을 구매하며 지지를 표현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면서 쇄신에 대한 기대보다 정책 성과를 따지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바현에 사는 항공업계 종사자인 30대 여성은 마이니치에 "생활이 나아질 만한 정책은 없고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과 관계가 악화한 데 대해서도 "과연 일본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사나카쓰라는 표현이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지난달 이 신문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45%로, 출범 당시 65% 이상에서 크게 떨어졌다. 다만 비지지율 40%보다는 높았다. 신문은 약 40%로 분석되는 견고한 보수 지지층이 내각 지지율을 받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정책에서도 지지층과 시장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을 내세운 다카이치 총리가 실제 정책 수립에서는 정통 관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무성을 배제한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시장을 배려하기 위해 관료 조직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치적 부담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계승자를 자처해온 다카이치 총리가 재정 지출 확대를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와 다른 노선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 쉽지 않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시장을 향해서는 재무성을 활용하면서 지지층에는 '반(反)재무성'의 모습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정부까지 일본 경제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모호한 행보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확장재정 일변도의 정책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