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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어라" 해놓고 15분 전 "너 당첨이다"… 머리카락까지 자른 정수진, 충격의 '100g 실격' 전말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치진 "너 당첨 아니다" 오보에 식사했다가 날벼락
종료 15분 전 통보에 '대참사'
먹은 것 다 토하고 머리카락까지 잘랐지만 100g 초과… 눈물로 끝난 생애 첫 亞게임
"조용히 덮자" 코치진 은폐 의혹 폭로 파장
대한유도회 "진심으로 사과, 귀국 후 엄정 조치"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 뉴시스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머리카락까지 잘랐지만 100g이 넘었습니다. 귀국하는 날 아침, 감독님은 조용히 끝내자고 하셨습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경기장에서 발생한 황당한 계체 실격 사태의 원인이 대표팀 지도부의 치명적인 정보 전달 오류와 안일한 대처 때문이었다는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무대를 허망하게 날린 선수는 먹은 것을 토해내고 머리카락까지 자르는 촌극을 벌여야 했고, 지도부는 사태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유도 여자 48㎏급 국가대표 정수진(용인대)은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달 30일 발생했던 경기 당일 무작위 계체 실격의 전말을 공개했다.

정수진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전날 공식 계체를 무사히 통과했고 경기 당일 아침까지 체중을 50.4㎏(체급의 5% 허용치)으로 철저히 맞춰놓았다. 문제는 당일 아침 무작위 계체 추첨 결과가 나온 직후 발생했다. 정수진은 "감독님과 코치님이 추첨 결과를 확인한 뒤 '같은 팀 남자 선수 한 명만 걸렸고 너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달했다"며 "재차 확인했으나 대상이 아니라고 했고, 체중 감량을 많이 했으니 천천히 밥을 먹고 회복하라는 말씀에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빠른 회복을 위해 죽 300g, 바나나 200g, 이온음료 600g을 섭취하고 몸을 풀었다. 그러나 비극은 계체 종료 불과 15분을 남기고 찾아왔다. 뒤늦게 자신이 무작위 계체 대상자라는 사실을 통보받은 것이다.

정수진은 "그때부터 먹은 것을 모두 토하고 머리카락까지 잘랐다. 계속 뛰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체중을 맞추려 최선을 다했으나 100g이 넘었다"며 절망적인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정수진은 16강전 매트조차 밟아보지 못하고 실격 처리됐다.

여자 유도 정수진. 연합뉴스
여자 유도 정수진.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코치진의 사후 대처였다. 정수진은 "사건 이후 지도자들은 한국 귀국 후 본인들이 책임지겠다는 말만 남긴 채 다른 선수들을 지도하기 바빴고, 나에게는 무수히 많은 비난이 쏟아졌다"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오늘 아침에는 감독님께서 저에게 '이대로 마무리해야 조용히 끝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폭로했다. 자신의 관리 소홀로 비난받던 선수가 사실은 코치진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와 무책임의 희생양이었음을 밝힌 것이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대한유도회는 5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유도회는 "정수진 선수가 겪었을 심적 어려움에 위로의 뜻을 전하며, 유도인과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유도회 측은 현재 대표팀이 세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출국한 상태임을 감안해, 13일 귀국하는 대로 정수진과 관련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성숙 총감독 역시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있으며, 징계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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