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대 보조금 빼돌리고 학부모 협박한 어린이집...法 "폐쇄·이름 공개 정당"
[파이낸셜뉴스] 보육교직원과 원아를 허위로 등록해 1억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을 가로채고 출석부를 조작한 어린이집에 대해 시설폐쇄와 함께 명단을 공개한 관할 구청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어린이집 운영자가 학부모를 회유하거나 협박성 문자를 보낸 정황까지 나타나며 처분 절차와 내용 모두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어린이집 대표자와 실운영자가 서울 강동구청장을 상대로 낸 어린이집 명단공표처분 취소 청구 및 어린이집 폐쇄처분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지난 2004년 하반기 강동구청은 경기 하남시청이 관내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들이 서울 강동구의 한 어린이집에도 이중 등록돼 있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현장조사에 나선 강동구청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총 24개월간의 운영 실태를 파악해 대규모 부정수급을 적발했다.
조사 결과 해당 어린이집은 교직원 6명의 명의를 허위 등록해 인건비와 수당 9800여만원을 챙겼고, 보육도우미 1명이 취사부를 겸직한 것처럼 꾸며 55개월간 4900여만원을 타냈다. 또 원아 허위등록과 허위출결 처리로 연장보육료 및 급·간식비 2000여만원을 받는 등 총 1억 1809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부정수급했다.
아울러 무자격자에게 영유아 담임을 맡기고 영수증 등 회계서류와 보육일지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강동구청은 2024년 12월 시설폐쇄 처분과 함께 부정수급 보조금 환수, 5억9000여만원의 제재부과금을 부과하고 원장 자격을 취소했다. 이어 2025년 1월 해당 어린이집 명칭과 주소, 원장 성명 등을 3년간 인터넷에 공표하기로 결정했다.
원고들은 행정조사 사전통지 누락, 학부모 등 제3자 조사 절차 위반, 강압적 조사, 공표처분 절차 하자 등을 내세우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구청의 처분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전통지를 할 경우 증거인멸 우려가 높은 사안으로 현장에서 구두 통지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봤다.
특히 학부모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실운영자의 은폐 정황도 지적됐다. 재판부는 "실운영자가 학부모들에게 허위등록을 승낙해 주면 돈을 주겠다고 제안하거나, 조사 이후 학부모들에게 협박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발신자번호 제한 전화를 건 사실이 인정된다"며 "사전통지 시 증거인멸이나 진술 번복, 학부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판시했다.
3년간의 명단 공표 처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영유아보육법상 시설폐쇄 처분을 받은 어린이집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수급한 금액이 기준액인 300만원을 초과하면 관할 청은 반드시 명단을 공표해야 한다"며 "위반 행위의 중대성과 영유아 복지 증진이라는 공익에 비추어 볼 때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