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후보 6명 첫 공동대담… 제주포럼, 범정부 외교무대로
제주연구원, 21회 포럼 성과·과제 분석
외교부 첫 공동주최·76개국 6062명
정상급 11명·국제기구 수장 참여
지역상권 연계… 성과 검증체계 과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유엔 사무총장 후보 6명이 제주에서 처음 한 무대에 올라 공개 대담을 하고 외교부가 처음 공동주최로 참여한 제21회 제주포럼이 범정부 외교 플랫폼으로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국제홍보 성과를 검증 가능한 지표로 관리하고 공동주최 기관의 역할과 재원 분담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제시됐다.
5일 제주연구원이 발간한 정책이슈브리프는 지난 6월24일부터 26일까지 해비치호텔과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열린 제21회 제주포럼의 성과와 과제를 분석했다. 연구는 이중화 제주연구원 연구위원과 조남운 부연구위원이 맡았다.
이번 포럼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외교부의 공동주최 참여다. 외교부가 제주포럼 공동주최 기관으로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의 영상 축사와 국회의장의 현장 참석, 전·현직 정상급 인사와 국제기구 수장들의 참여까지 더해지면서 연구진은 제주포럼이 지방정부 중심 국제행사에서 준국가행사 성격의 외교 플랫폼으로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엔 사무총장 후보들의 공개 대담이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혔다. 유엔 사무총장 후보 6명이 같은 대담에 참여해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방향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후보들이 한자리에서 토론한 것은 처음으로 평가됐다.
제주가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앞두고 후보들의 정책과 국제현안에 대한 시각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대담 무대를 선점한 셈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제주포럼에 보낸 메시지도 유엔 사무총장실 공식 성명으로 등재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기록을 단기간의 행사 홍보보다 제주포럼이 국제 다자외교 무대로 인식되는지를 보여주는 성과로 봤다. 전·현직 정상급 인사 11명과 주요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여한 점도 포럼의 외교적 무게를 키웠다.
주요 세션은 방송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해외에도 송출됐다. 유엔 사무총장 선출 과정을 추적하는 국제 시민사회·정책 플랫폼의 아카이브에도 제주에서 열린 후보 대담이 기록됐다.
제주도는 대담 참가 인사들에게 제주 명예도민증도 수여했다.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제주와 국제 인사 사이의 협력 관계를 이어갈 접점을 만들려는 취지다.
제주라는 개최지의 서사를 국제 의제와 결합하려는 시도도 이뤄졌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제주 군마 '레클리스'를 다룬 세션과 제주4·3을 소재로 한 영화 상영 등을 통해 제주의 역사와 기억을 평화·화해라는 국제적 의제와 연결했다.
연구진은 이런 프로그램을 다른 국제행사와 제주포럼을 구별하는 콘텐츠로 보고 회차별로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포럼 개최 효과를 지역 상권으로 연결하려는 실험도 진행됐다. 주최 측은 해비치호텔이 위치한 표선면 음식점과 협업해 참가자가 지역 음식점을 이용하도록 했다. 행사 기간 해당 음식점의 매출 증가도 확인됐다. 국제행사 참가자가 행사장과 숙박시설 안에서만 소비하고 떠나는 구조에서 벗어나 주변 음식점과 지역상권으로 소비를 확산하려는 방식이다.
행사 공간을 해비치호텔 한 곳에 집중하지 않고 제주돌문화공원까지 확대해 제주의 자연·문화 자산을 국제행사와 결합한 것도 특징이다.
제주포럼이 규모를 키우면서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분명해졌다. 우선 외교부의 공동주최 참여를 일회성 협력으로 끝내지 않고 중앙정부와 제주도, 공동주최 기관 사이의 역할과 책임, 재원 분담 기준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보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몇 개 국가에 송출됐는지, 몇 건의 언론보도가 나왔는지 같은 발표 수치보다 실제 방송·보도 여부와 도달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국제행사의 홍보 효과를 광고비로 환산하는 방식보다 실제 해외 보도와 방송, 온라인 확산, 정책적 영향 등을 구분해 축적해야 제주포럼의 국제적 위상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회차별 성과를 같은 기준으로 축적하는 관리체계도 과제로 제시됐다. 참가국과 참가자 수뿐 아니라 외교 성과와 국제기구 참여, 지역경제 효과, 해외 미디어 노출, 지역 콘텐츠 활용 실적 등을 표준화해야 포럼의 변화를 장기적으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제주포럼이 국제 다자외교와 지역경제라는 두 축을 함께 발전시킬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중화 연구위원은 "제주포럼은 제주가 국제 다자외교의 거점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여줬다"며 "회차별 성과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제주의 국제적 위상을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과제"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