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아시아/호주

금리 3% 넘자 '시장' 8번 언급한 다카이치 "감세하되 재정 지킬 것"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식료품 소비세 감세 추진 재확인
"적자국채 없이 재원 확보" 강조
5년 성장전략 연내 수립 예고
한국과 "폭넓은 분야서 관계 강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2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09.19. /사진=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21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6.09.19.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취임 1년을 앞 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5일 식료품 소비세 감세와 성장 투자를 추진하면서 재정 건전성도 지키겠다고 밝혔다. 취임 1년을 앞두고 장기금리가 3%를 넘어선 가운데 가계에는 감세를, 금융시장에는 재정 규율을 약속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중의원 본회의에서 진행한 소신표명 연설에서 "필요한 정책과 개혁을 미루지 않고 강한 경제와 지속 가능한 재정을 함께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간판 정책인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은 국민의 실수령 소득을 늘리면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설에서는 시장을 향한 메시지가 두드러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시장'을 여덟 차례 언급했다. 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가 이어지자 재정 확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경제와 물가, 세수, 금리, 이자 비용 등을 살펴 연간 국채 발행액을 적절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면 신속히 대응하고, 정책과 성과를 충분히 설명해 "정공법으로 시장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했다.

배경에는 가파른 국채금리 상승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5일 3.115%로 약 3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1일 정권 출범 당시 1.655%와 비교하면 두 배에 육박한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에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재정 확대 우려가 겹쳤다. BOJ는 정권 출범 이후 세 차례 금리를 올려 정책금리를 0.50%에서 1.25%로 높였다.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에 대한 각 부처 요구액도 약 143조엔으로 사상 최대여서 국채 발행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앙·지방정부 채무 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보조금과 기금, 조세특례도 재검토해 "효과가 미미한 사업을 관성적으로 이어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감세에서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인 식료품 소비세 감세를 소득에 따른 지원금 지급과 함께 추진해 고물가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다. "가계에 조금이라도 여유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야당도 감세를 주장해왔다는 점을 들어 협조를 요청했다.

재원에 대해서는 "적자국채에 의존하지 않고 확보하겠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조달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지출 확대와 감세를 추진하면서 국채 발행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국회 심의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성장 투자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경제가 성장의 선순환에 진입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분기점에 있다며 대규모·장기 재정지출로 기업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17개 전략 분야와 62개 제품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투자 방향을 담은 '일본 성장전략 실행계획'을 연내 마련한다. 내년 봄에는 지역별 사업을 정리한 '국내 투자 지도'를 공개한다. 중동 불안에 대비해 원유 조달처와 운송 경로도 다변화하기로 했다.

외교에서는 한국과 "폭넓은 분야에서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라며 대화를 추진하되 군사활동과 위압적 조치에는 "주장할 것은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재를 강화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해서는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의원 의원 정수 감축은 이번 국회에서 실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헌법 개정 논의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개회한 제222회 임시국회에서는 7~9일 여야 대표질문이 진행된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금리 상승 #재정 건전성 #다카이치 사나에 #식료품 소비세 #성장 투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