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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라고 나오던 호르몬, 60~80대엔 '젊음' 지키는 호르몬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호르몬은 생명의 진화와 함께 종에서 종으로 전달되고 발전했다. 생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존재할 화학물질이 있다면 바로 '호르몬'이다. 이런 의미에서 호르몬은 불멸이다. 안철우 교수가 칼럼을 통해 몸속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삶을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키 크라고 나오던 호르몬, 60~80대엔 '젊음' 지키는 호르몬 [안철우 교수의 호르몬 백과사전]

60~80대는 은퇴와 더불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시기다. 과거보다 훨씬 길어진 시기인만큼 새로운 직업, 취미, 인간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생활 패턴을 형성해야 한다.

하나둘 만성질환이 나타나고 해가 다르게 기력이 떨어지지만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활력이 되는 활동을 통해 충분히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 이 시기에 질병은 더 이상 적이 아니라 삶의 동지다.

중요한 호르몬으로는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멜라토닌, 마이오카인 등을 꼽을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전생애에 걸쳐 필요한 필수 호르몬이다. 유아기부터 청소년까지는 키와 골격의 폭발적 성장을 주도하고, 성인이 된 후에는 근육 을 유지해주고 심장기능을 강화하고 성욕을 증진한다.

특히 60세가 넘으면 노화로 인해 골밀도가 떨어지고 뇌기능, 면역기능, 심장기능 등 이 모두 약화되는데 성장호르몬이 조금이라도 받쳐주면 이러한 노화 속도가 한결 느려진다. 있을 때는 몰랐지만 없으면 아쉬운, 부족해서 더 소중하고 간절한 호르몬이 바로 노년기의 성장호르몬이다.

성장호르몬은 맥박처럼 리듬을 타면서 불쑥 분비되었다가 떨어지는 '펄스식'(박동식) 분비를 한다. 또한 하루 동안의 활동과 수면시간에 따라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일주식 분비를 한다.

젊은 시절 성장호르몬의 하루 분비 패턴은 짧은 펄스와 긴 펄스의 크기 차이가 매우 뚜렷하다. 짧은 펄스는 혈액 1밀리미터당 몇 나노그램에 불과하지만 큰 펄스는 20~60나노그램에 이를 정도로 분비량이 크다. 가장 큰 펄스는 잠자는 시간 동안에 나타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낮 시간, 배고픔을 느끼는 오후 시간에는 중간 크기의 펄스가 나타난다. 나머지는 아주 작은 펄스가 이어진다. 하루 분비량은 아동은 200~600마이크로그램이고 사춘기가 되면 1,000~1,800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는다. 성인 남성과 여성은 200~600마이크로그램이 분비되는데 여성의 분비량이 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30세 이후로 성장호르몬 분비량은 매년 1.5~2%씩 감소한다. 이 말은 60대가 되면 30대의 절반 이하로 호르몬 분비가 뚝 떨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잠자는 동안의 분비량이 거의 의미없는 수준으로 낮아진다. 서파수면, 즉 비램수면(non-REM sleep) 중 큰 펄스로 뛰어오르는 성장호르몬은 하루 전체 분비량의 50~70%를 차지할 정도로 양이 많다. 하지만 이것이 거의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전체 분비량이 거의 바닥 상태, 고갈상태에 이르게 된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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