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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주택 위기 산체스 스페인 총리 다음달 조기 총선 선언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AFP연합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다음달 29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5일(현지시간) 전격 발표했다. 87세 노인의 강제 퇴거 사건으로 불거진 주택 위기와 대규모 시위, 당정 안팎의 정치적 악재 속에서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정면 돌파수로 풀이된다.

스카이뉴스 등 외신은 산체스 총리가 TV 생중계 담화를 통해 총선 실시를 알리며 "이제 스페인 국민 여러분이 자신과 국가를 위해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 스스로 결정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범진보 연대를 구축해야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사회적 다수 중 일부가 현재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공약 미이행과 실책을 일부 인정했다.

이번 조기 총선 선언은 최근 스페인 전역을 흔든 주택 난 난제와 직결되어 있다. 앞서 마드리드의 부촌 레티로 지역에서는 투자펀드 우르바헤스티온이 임대료를 크게 올리기 위해 87세 노인을 불과 30분 만에 강제 퇴거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노인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에 분노한 시민 수만 명이 전국 50여 개 도시에서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발렌시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부는 세입자 보호를 위한 긴급 법안을 추진했으나, 지난 2일 우파 야당의 반대로 의회에서 부결됐다. 퇴거 노인 마리카르멘 아바스칼 씨 측 변호인은 "그녀는 결코 쫓겨나지 말았어야 했다"며 "이번 사건이 주택 위기에 대한 사회적 대응을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투자펀드 측은 조건을 수용할 경우 복귀를 허용하겠다는 가계약을 제시한 상태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총선이 산체스 총리에게 상당한 위험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PSOE)은 여론조사에서 야당에 뒤처지고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보수 성향의 국민당(PP)이 극우 정당 족스(Vox)의 지지를 얻어 연정을 구성하는 것으로, 현실화할 경우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 정권 종식과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극우 정당이 스페인 정부에 참여하게 된다.

2018년부터 집권하며 유럽 내 최장수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꼽혀온 산체스 총리는 2023년부터 좌파 연합 수마르와 소수 연립정부를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부인과 친형이 관련된 법적 의혹, 당내 스캔들과 더불어 북아프리카 영토 세우타로 수만 명의 모로코계 이민자가 유입되는 등 대내외적 난제에 직면해 있다.

[email protected]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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