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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 수요 급증에 日, 문 닫을 노후 화력발전소도 살린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지·보수비 확보할 새 제도 검토
2029년 폭염 땐 수도권 전력 예비율 1.6%
탈탄소 전원 확충 전까지 공급 버팀목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있는 도쿄전력의 요코하마 화력발전소. EPA연합뉴스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있는 도쿄전력의 요코하마 화력발전소. 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이 폐쇄를 앞둔 노후 화력발전소를 더 오래 가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발전소 폐쇄로 공급 능력은 줄어들자 기존 설비를 유지해 전력 부족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용량시장'을 활용해 노후 화력발전소의 유지·보수비를 확보하는 새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에 세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용량시장은 생산된 전기 자체가 아니라 향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발전사업자가 공급 능력을 확보하는 대가로 자금을 받는 구조로 일본에서는 전력광역적운영추진기관이 운영한다.

기존 시장은 4년 뒤 공급 능력을 거래하지만 새 제도는 가동 중단이나 폐쇄를 예정한 화력발전소의 1~3년 뒤 공급 능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발전사업자는 조달한 자금으로 설비를 유지·보수하고, 전력이 부족해질 때 발전소를 가동한다. 여러 해에 걸쳐 유지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복수 연도 계약도 허용하는 방향이다. 전력 소매사업자가 사실상 비용을 부담한다.

일본은 화력발전소 노후화로 새로 짓는 설비보다 가동을 중단하거나 폐쇄하는 설비가 많다. 이 때문에 2030회계연도까지 전력 공급 능력이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전력광역적운영추진기관은 지난 1월 전망에서 2030회계연도 전력 수요가 8242억㎾h로 2025회계연도보다 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증설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폭염까지 겹치면 수급 불안은 더 커진다. 1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수준의 폭염을 가정하면 2029년 여름 도쿄전력과 도호쿠전력 관할 지역의 전력 예비율은 1.6%에 그칠 전망이다. 안정적인 공급에 최소한 필요한 3%를 밑돈다. 주부·호쿠리쿠·간사이전력 관할 지역도 3%로 여유가 없다.

원전 재가동과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 당장의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는 어렵다. 원전은 일정한 출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단기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필요할 때 전력을 보충할 수 있는 화력발전소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노후 화력발전소의 수명 연장은 탄소 감축 목표와는 상충한다. 오래된 설비는 발전 효율이 낮아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연료가 더 많이 들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늘어난다.

경제산업성이 검토하는 제도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확충하고 고효율 화력발전소로 교체하기 전까지 공급 부족을 막기 위한 한시적 대책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탄소 배출을 줄이되 당장은 가동 가능한 설비를 확보해 전력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2024회계연도 발전량에서 화력 비중은 67.5%에 달했다. 재생에너지는 23.1%, 원전은 9.4%였다. 원전 재가동과 재생에너지 보급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력 공급의 중심은 여전히 화력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확정한 에너지기본계획에서 2040회계연도 재생에너지 비중을 40~50%, 원자력을 2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AI 시대의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탈탄소 전원을 충분히 확보하기 전까지는 노후 화력발전소까지 공급을 떠받쳐야 하는 상황이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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