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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 2.37GW 두 차례 유찰… 제주도, 해상풍력 '병목' 풀 지원단 가동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전·전력거래소·제주대 등 17명 참여
도내 4개 사업 계통·인허가 공동대응
12차 전력수급계획 국가계통 반영 총력
특별법 시행… 주민·어업인 수용성도 변수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앞바다에 들어선 제주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 5.56MW급 해상풍력발전기 18기로 구성된 총 100.08MW 규모의 발전단지로, 2024년 10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인근 수원리·한수리·귀덕2리 주민들이 협동조합 등을 통해 총 300억원을 투자해 발전수익을 나누는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정용복 기자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앞바다에 들어선 제주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 5.56MW급 해상풍력발전기 18기로 구성된 총 100.08MW 규모의 발전단지로, 2024년 10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인근 수원리·한수리·귀덕2리 주민들이 협동조합 등을 통해 총 300억원을 투자해 발전수익을 나누는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진=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사업자 공모가 두 차례 무산된 2.37GW 규모 추자 해상풍력을 다시 본격화하고 제주 곳곳의 해상풍력 사업을 가로막는 전력계통과 인허가, 해상경계 문제를 한꺼번에 풀기 위한 범기관 협업체계가 가동됐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전날 제주도청 제2청사에서 '제주 해상풍력 추진지원단'을 출범시키고 첫 회의를 열었다.

추진지원단은 이창흠 제주도 기후경제부지사를 단장으로 총괄·사업관리, 해양·환경, 소통·법률·제도, 계통·기술, 산업·대외협력 등 5개 분야 17명으로 구성됐다.

제주도와 제주에너지공사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제주대학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풍력산업계가 참여한다. 기존에 개별 부서와 기관이 맡아온 해양공간과 환경영향평가,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 전력계통, 송전설비, 주민소통, 해상경계 문제를 하나의 협의체에서 함께 다루는 구조다.

제주도가 별도의 지원단까지 만든 배경에는 도내 해상풍력 사업이 서로 다른 단계에서 잇따라 병목을 맞고 있다는 현실이 있다.

현재 제주에서는 추자 해상풍력과 한동·평대 해상풍력, 탐라 해상풍력 확장, 서부 해상풍력 등 4개 주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추자와 서부 사업은 사업자 공모 과정에서 유찰을 겪었고, 한동·평대와 탐라 확장 사업은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가장 큰 현안은 추자 해상풍력이다. 추자도 주변 해역에 2.37GW 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기존 사업계획상 투자비는 약 24조원으로 추산됐다.

6일 제주도청 제2청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주 해상풍력 추진지원단’ 출범식에서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 관계기관 전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원단은 한전과 전력거래소, 제주에너지공사, 제주대학교 등 관계기관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6일 제주도청 제2청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주 해상풍력 추진지원단’ 출범식에서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 관계기관 전문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원단은 한전과 전력거래소, 제주에너지공사, 제주대학교 등 관계기관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그러나 사업자를 찾는 과정부터 난항을 겪었다. 첫 공모는 단독 응찰로 유찰됐고 재공모에서는 1단계 사전적격심사를 통과한 사업자가 2단계 사업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아 지난 2월 최종 유찰됐다. 제주도는 이후 사업 추진전략을 다시 검토해 왔다. 이번 지원단 출범과 함께 제주도는 추자 사업을 다시 전면에 올렸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전력계통이다. 제주도가 최근 국회에 설명한 기준으로 제주 안에서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는 최대 1GW 수준이다. 추자 해상풍력 계획용량만 2.37GW에 달해 대규모 사업을 현실화하려면 제주에서 생산한 전력을 육지 등 국가 전력망으로 보낼 수 있는 계통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도의 판단이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제주 해상풍력의 국가계통 접속을 반영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도 지난 1일 국회를 찾아 추자 해상풍력 국가계통 연결과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 기반을 국가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원단의 계통·기술 분야에 한전 제주지역본부와 전력거래소 제주본부가 직접 참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전량을 늘리는 정책과 송전·계통 운영을 따로 추진해서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제주시 구좌읍 한동·평대 해상풍력은 추자 사업과 달리 사업자가 정해져 후속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제주 공공주도 1호 주민참여형 해상풍력로 추진돼 왔으며 총사업비는 약 5900억원이다. 2025년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 선정됐고 현재 개발사업 시행승인 등 후속 인허가를 거쳐 2027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해역에서는 기존 탐라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확대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서부 해상풍력도 공공주도 2.0 방식으로 사업자 선정 절차를 다시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제도 환경도 바뀌었다.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9월18일부터 시행되면서 사업자가 먼저 해역을 정해 개별적으로 인허가를 밟던 방식에서 정부가 입지를 계획하고 이해관계자 협의를 거쳐 발전지구와 사업자를 정하는 체계가 도입됐다.

제주시 구좌읍 한동·평대 해역의 해상풍력 전경. 한동·평대 해상풍력은 10MW급 국산 풍력발전기 11기를 설치하는 110MW 규모의 공공주도 사업으로, 제주도는 해상풍력 추진지원단을 가동해 전력계통과 인허가, 해상경계 등 사업 현안을 관계기관과 공동 대응하고 있다. 사진=한국동서발전
제주시 구좌읍 한동·평대 해역의 해상풍력 전경. 한동·평대 해상풍력은 10MW급 국산 풍력발전기 11기를 설치하는 110MW 규모의 공공주도 사업으로, 제주도는 해상풍력 추진지원단을 가동해 전력계통과 인허가, 해상경계 등 사업 현안을 관계기관과 공동 대응하고 있다. 사진=한국동서발전

예비지구 지정 때는 어업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해상교통 안전, 전력계통 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예비지구가 정해지면 어업인단체와 주민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기본설계와 주민·어업인 이익공유, 수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협의한다.

여기서 제주도 추진지원단과 특별법상 민관협의회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출범한 지원단은 관계기관과 전문가가 인허가·계통·제도를 풀기 위한 협업조직으로, 법에서 정한 민관협의회가 아니다.

추진지원단 명단에도 주민대표나 어업인단체 대표는 포함돼 있지 않다. 반면 특별법 시행령에 따른 민관협의회는 어업인단체 대표와 주민대표가 전체 위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실제 사업 입지가 구체화되면 주민과 어업인이 참여하는 별도의 법정 협의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

수산업계도 제도 시행 직후 정부에 조업어장과 양식장 보호, 어업인의 실질적인 민관협의회 참여, 발전수익 이익공유 확대를 요구했다. 제주 역시 해상풍력 예정 해역과 기존 조업 공간이 맞물리는 만큼 전력계통 못지않게 어업인 수용성과 손실보상 기준이 사업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해상에 조성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제주도는 해상풍력 추진지원단을 가동해 전력계통과 인허가, 해상경계, 주민수용성 등 도내 해상풍력 사업의 주요 현안을 관계기관과 공동 대응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해상에 조성된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제주도는 해상풍력 추진지원단을 가동해 전력계통과 인허가, 해상경계, 주민수용성 등 도내 해상풍력 사업의 주요 현안을 관계기관과 공동 대응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원단은 앞으로 주민수용성을 포함한 사업별 현안을 점검하고 인허가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한다. 자체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정부와 관계기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산업계 의견도 사업 추진에 반영한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우선 추자 해상풍력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제주 해상풍력의 국가계통 접속이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주문했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국내 실증과 재생에너지에 맞는 전력요금 제도 검토도 함께 요구했다.

제주 해상풍력의 다음 승부처는 발전용량 확대 자체보다 실제 사업을 움직일 기반을 갖추는 데 있다. 추자 사업의 사업자 선정 전략을 다시 짜고 국가계통을 확보하는 동시에 인허가와 해상경계, 환경, 주민·어업인 수용성을 병행해서 풀어낼 수 있느냐가 지원단 출범 이후 확인해야 할 핵심 과제가 됐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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