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감장에 등장한 '암살자들' 논란
여야, 자작극 음모론 다룬 영화 '암살자들' 고교 단체관람 두고 국감장서 공방
야당 "청소년 역사관 왜곡·교육 중립성 훼손" vs 여당 "비판적 사고력 함양·사전검열 열풍 경고"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사적 사실과 허구 구분 필요… 학생 대상 미디어 문해 교육 강화할 것"
[파이낸셜뉴스] 7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육영수 여사 암살 사건에 관한 자작극 음모론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도마 위에 오르며 역사 인식을 둘러싼 여야 의원 간의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은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한 반면, 여당은 비판적 사고력 함양과 예술작품에 대한 사전검열 경계론으로 맞섰으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는 교육의 필요성과 미디어 문해 교육 강화를 강조했다.
이날 질의에 나선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최근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 투표로 영화 '암살자들' 단체관람을 추진하다 논란이 되어 취소된 사례를 언급하며 포문을 열었다. 정성국 의원은 "이 영화는 문세광 사건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의 자작극일 수 있다는 여운을 주는 삼류 음모론을 깔고 있다"며, "문세광 본인이 조총련에 속았다고 자백한 검증된 사실이 있음에도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역사 왜곡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어 "많은 학생들이 이런 음모론적 영화와 가짜뉴스를 진실로 오인할 위험이 크다"며 교총의 성명서를 인용해 우려를 표하고 교육부의 미디어 문해(리터러시) 교육 실적 제출을 요구했다.
같은 당 박정훈 의원 역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과거 발언과 소신을 지적하며 교육의 중립성을 추궁했다. 박 의원은 최 장관의 세종시교육감 시절 부교재 논란, 과거 탕탕절 인용 언급, 과거 배재고 학생 발언 관련 대응 등을 들며 "편향된 역사관을 가지고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교육의 중립성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비판적 사고력을 존중해야 한다며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기록 방식은 모두 존중되어야 하며 역사는 검증의 대상이지 틀어막을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것이 사실이고 허구인지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고, 해당 시대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도록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또한 예술작품에 대한 정치권의 사전검열 경향을 경고했다. 고 의원은 "영화 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자라는 내용은 없으며, 해석은 관객의 영역"이라며 세계적 거장 장인모 감독의 말을 인용했다. 고 의원은 "자라나는 학생들이 이 사태를 보면서 예술작품을 사전검열해야 한다고 생각할까 두렵다"며, "이번 논란이 자칫 예술에 대한 사전검열 열풍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야의 집중 질의에 대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역사적 사실과 작품 속 허구를 구분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최 장관은 영화 '암살자들' 논란과 관련해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들어있는 작품의 경우 학생들이 혼동할 수 있으므로,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영화의 관람 여부를 교육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장관은 미디어 문해 교육과 관련해 "디지털 미디어 내용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미디어 문해 교육의 진행 상황과 실적을 종합감사 전까지 보고하겠다"고 답했으며, 역사 교육 중립성 지적에 대해서는 "헌법에 기초해 균형 있는 생각과 역사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에 유념하겠다"고 해명했다.
[email protected]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