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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파트·마을서 전기 만들어 쓴다… 분산특구 2기 3개 모델 도전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남원 주택·조천 임대주택·용암해수단지
660만㎡ 이하·발전량 70% 지역 소비
11월 6일 정부 신청… 12월 지정 결정
30일 주민열람·민간 참여로 계획 보완

제주지역 주택에 설치된 태양광 등 분산에너지 설비. 제주도는 아파트와 마을, 산업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생활권 안에서 소비하는 2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지역 주택에 설치된 태양광 등 분산에너지 설비. 제주도는 아파트와 마을, 산업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을 생활권 안에서 소비하는 2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가 지난해 기업 중심으로 시작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올해는 아파트와 마을, 산업단지 등 주민 생활권으로 넓힌다. 같은 지역에서 전기를 만들어 대부분을 그 안에서 소비하는 방식으로, 남원읍 주택마을과 조천읍 공공임대주택, 용암해수단지가 제주형 2기 분산특구의 3개 핵심 모델로 검토되고 있다.

8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커뮤니티 마이크로그리드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추가 지정을 위한 사업계획안을 마련하고 지난 6일부터 주민열람과 의견청취 절차에 들어갔다.

이번 도전의 가장 큰 변화는 특구의 무게중심이 기업에서 생활권으로 이동한다는 점이다. 제주는 지난해 1기 '신산업 활성화형' 분산특구에 지정됐다. 1기가 기업의 새로운 에너지 사업모델을 실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2기는 주민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 전력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구조다.

커뮤니티 마이크로그리드는 대규모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멀리 보내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일정한 생활권 안에서 태양광 등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지역 내 수요처에서 소비하는 소규모 전력체계를 뜻한다.

정부가 제시한 이번 특구 요건도 '지역 안에서 만들어 지역 안에서 쓰는 전기'에 맞춰져 있다. 같은 변전소를 이용하는 생활권 안에서 면적이 660만㎡ 이하이고, 연간 발전량의 70% 이상을 해당 구역에서 소비해야 한다.

제주도는 사전 수요조사를 토대로 세 가지 사업모델을 마련했다. 남원읍 일원에서는 주택과 마을을 묶는 '주택마을형'을 검토한다. 조천읍에서는 공공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의 전력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아파트형'을 준비하고 있다. 용암해수단지에서는 산업시설의 전력 수요와 발전원을 결합하는 '산업단지형'을 추진한다.

세 곳이 최종 특구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현재는 정부에 제출할 사업계획을 만드는 과정으로, 주민과 기업의 참여 여부에 따라 발전시설과 소비처 구성 등이 달라질 수 있다.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단지 전경. 제주도는 용암해수단지의 산업시설 전력 수요와 지역 발전원을 연계하는 산단형 분산에너지 모델을 마련해 정부 특구 지정에 도전한다. 사진=제주테크노파크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단지 전경. 제주도는 용암해수단지의 산업시설 전력 수요와 지역 발전원을 연계하는 산단형 분산에너지 모델을 마련해 정부 특구 지정에 도전한다. 사진=제주테크노파크

이번 공모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도 여기에 있다. 계획서를 잘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변전소 권역 안에서 실제 전기를 생산할 발전원과 이를 사용할 수요처를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사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제주도가 주민열람과 함께 민간 참여자를 추가로 찾는 이유다. 아파트와 마을의 주차장, 건물 옥상, 유휴공간 등에 발전설비를 설치할 수 있거나 생산된 전력을 사용할 수요처를 가진 도민과 기업은 사업 참여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제주도는 11월 5일까지 주민 의견과 기업의 추가 참여 제안을 받는다. 이를 반영해 계획을 보완한 뒤 11월 6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추가 특구 지정 여부는 12월 중 결정된다.

제주가 1년에 걸쳐 기업형에서 생활권형까지 분산특구를 연속 추진하는 배경에는 재생에너지 확대 이후 '어디에서 얼마나 생산할 것인가'뿐 아니라 '생산한 전기를 어디에서 소비할 것인가'가 중요해진 에너지 정책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분산에너지는 전력 생산시설을 소비지 가까이에 배치해 지역 안에서 생산과 소비를 맞추는 구조다. 발전량과 소비량을 생활권 단위에서 연결할 수 있다면 전력망에 집중되는 부담을 낮추면서 지역에서 생산한 에너지를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특히 이번 제주형 모델은 주거와 농어촌 마을, 산업단지를 각각 사업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지정 결과가 주목된다. 한 지역의 대규모 산업시설만을 대상으로 하는 방식이 아니라 서로 전력 사용 형태가 다른 세 생활권에서 분산에너지 모델의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기 때문이다.

조선희 제주도 기후에너지국장은 "1기가 기업 중심이었다면 2기는 도민이 일상에서 효과를 체감하는 생활권 중심 에너지 자립 모델"이라며 "도민과 기업의 추가 참여를 수렴해 사업계획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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