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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토양수분 부족 지점 21곳서 11곳… 성산 2곳 여전히 '매우부족'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농기원 관측 27곳 중 11곳 수분 부족
월동채소 주산지 동부 7곳 중 5곳 건조
고성리·삼달리 토양장력 600kPa 초과
12일까지 최대 50㎜ 비… 수분 회복 관건

제주시 구좌읍의 한 당근밭에서 농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측 결과 구좌읍과 성산읍 등 제주 동부 7개 지점 중 5곳에서 토양수분 부족이 확인돼 월동채소 재배지의 수분 관리가 주목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의 한 당근밭에서 농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측 결과 구좌읍과 성산읍 등 제주 동부 7개 지점 중 5곳에서 토양수분 부족이 확인돼 월동채소 재배지의 수분 관리가 주목된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지역의 토양수분 부족 관측지점이 지난 8월 21곳에서 11곳으로 줄었다. 그러나 국내 주요 월동채소 산지인 제주 동부에서는 관측지점 7곳 중 5곳이 여전히 수분 부족 상태를 보였고, 서귀포시 성산읍 2곳은 가장 심각한 '매우부족' 단계로 나타났다.

10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의 제주농업디지털통합정보서비스(제주DA) 가뭄정보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공개된 27개 관측지점 중 11곳이 토양수분 '부족' 이상으로 분류됐다. '부족'이 9곳, '매우부족'이 2곳이다.

지난 8월 14일에는 관측지점 27곳 가운데 21곳이 '부족' 이상이었다. 전체 관측지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7.8%에서 40.7%로 37.1%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당시 7곳이었던 '매우부족' 지점도 2곳으로 감소했다.

이번 관측에서 가장 심각한 수분 부족 신호는 제주 동부에 집중됐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의 토양장력은 637.8kPa, 삼달리는 618.7kPa로 나타났다. 두 지점 모두 농업기술원이 분류한 최고 위험단계인 '매우부족'에 해당한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도 222.2kPa로 '부족' 단계였고, 한동리와 수산리는 각각 134.0kPa와 107.8kPa를 기록했다. 제주 동부 관측지점 7곳 가운데 5곳에서 토양수분 부족 신호가 확인된 것이다.

반면 인근 동부권에서도 가시리는 39.1kPa로 '적습', 표선면 세화리는 26.8kPa로 '다습' 단계였다. 가까운 지역에서도 토양의 수분 상태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다른 권역에서도 건조 지점이 남아 있다. 서부에서는 감산리와 상대리, 북부에서는 오라2동과 노형동·신엄리, 남부에서는 상예동이 '부족' 단계로 분류됐다.

토양장력은 흙이 물을 붙잡고 있는 힘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높을수록 작물의 뿌리가 토양 속 수분을 흡수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한다. 농업기술원은 토양장력 0~30kPa를 '다습', 31~50kPa를 '적습', 51~100kPa를 '조금부족', 101~500kPa를 '부족', 500kPa 초과를 '매우부족'으로 구분한다.

제주 동부지역의 토양수분 변화가 주목되는 이유는 전국 주요 월동채소 생산기반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의 제주DA 가뭄정보 지도에서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와 삼달리 관측지점이 토양수분 ‘매우부족’을 뜻하는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다. 두 지점의 토양장력은 각각 633.9kPa와 616.2kPa로, 지도에 표시된 관측값 가운데 가장 높다. 자료=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주도 농업기술원의 제주DA 가뭄정보 지도에서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와 삼달리 관측지점이 토양수분 ‘매우부족’을 뜻하는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다. 두 지점의 토양장력은 각각 633.9kPa와 616.2kPa로, 지도에 표시된 관측값 가운데 가장 높다. 자료=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은 국내 주요 월동당근 생산지다. 제주에서는 월동무와 양배추·브로콜리 등 겨울철 채소도 대규모로 재배하고 있다.

농업기술원이 지난 6월 발표한 2025~2026년산 생산량 추정치는 월동무 39만6800t, 당근 6만670t에 달한다. 제주 농경지의 수분 상태가 중요한 농업 현안인 이유다.

특히 올해 여름 제주에서는 가뭄과 폭염으로 실제 농업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도가 지난 8월 13일 파악한 더덕 피해 추정 면적은 130㏊로 도내 전체 재배면적 314㏊의 41.4%에 달했다. 구좌읍과 성산읍·표선면 등을 중심으로 발아 실패와 고사, 생육 부진이 나타났다.

당시 제주도는 재난안전관리 특별교부세 14억5700만원을 확보해 이 가운데 8억1600만원을 가뭄 대응에 투입하기로 했다. 농업용 수리시설 개보수와 관로 설치, 급수차 임차, 대용량 물주머니인 물백과 양수기 등 급수 장비 확충이 주요 사업이다.

농업기술원도 지역별 수분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관측망을 확대했다. 지난 7월 기존 자동기상관측장비 39곳에 토양장력센서를 추가하고 별도 농경지 35곳에 토양수분·장력 측정장비를 설치해 모두 74개 지점의 관측체계를 구축했다.

주말부터 제주에 예보된 비가 농경지의 수분 부족을 얼마나 해소할지도 주목된다. 10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12일 오전까지 제주지역 예상 강수량은 5~50㎜다. 11일에도 곳에 따라 가끔 비가 내리고, 12일에는 한라산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오전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

그러나 최대 50㎜는 제주 전역에 동일하게 내리는 강수량이 아니다. 지역별 강수 편차가 예상되는 데다 비가 내린 뒤 토양에 실제로 남는 수분량도 토양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농업기술원은 지난 7월 토양수분 관측망 확대를 발표하면서 강수량 정보만으로는 농경지의 실제 물 부족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측에서 제주 전체의 수분 부족 지점은 감소했지만, 월동채소 주산지 일부에서는 여전히 심한 건조 신호가 남아 있다. 앞으로의 관건은 주말 강수 이후 동부지역의 토양수분 회복 정도와 농가의 실제 관수 수요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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