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만큼 소중한 '보는 수명'...연령별로 챙겨야 할 눈 건강은?
[파이낸셜뉴스] 건강수명만큼 '보는 수명'을 챙겨야 할 때다. 성장기 시력이상부터 젊은층 망막 질환, 고령층 황반변성까지 연령대별로 주의해야 할 눈 질환이 뚜렷하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안과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교육부 등의 공공데이터와 병원 자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1~2025년 연령별 눈 건강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30대 망막박리·열공 진료 환자는 30.2%, 40대와 50대는 각각 53.4%, 56.1% 증가했다. 전체 황반변성 진료 환자는 69.5% 늘어 62만 명을 넘어섰고, 초·중·고 학생 시력이상 비율은 3년 연속 높아져 지난해 58.25%를 기록했다.
지난해 학생 건강검사에서 전체 학생의 시력이상 비율은 58.25%로 나타났다. 2021년(58.02%)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2022년 55.17%로 낮아진 뒤 3년 연속 올라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학년이 오를수록 비율도 높아져 초등학교 1학년 30.41%, 4학년 53.77%, 중학교 1학년 66.38%, 고등학교 1학년 74.45%였다.
이는 소아·청소년 근시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소아·청소년 근시 유병률이 빠르게 늘고 있어 성장기 시력 변화를 꾸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시력 문제만이 아니다. 같은 기간 0~19세 안구건조증 진료 환자도 13.9% 늘었다. 과도한 근거리 작업과 스마트폰 사용 증가 등 생활습관 변화가 과거엔 드물던 성장기 안구건조증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20대는 이번 분석 대상 주요 안질환의 진료 환자가 다른 연령대보다 적고, 불편함이 없으면 안과를 찾을 일도 많지 않은 시기다. 하지만 20~30대 망막박리·열공 진료 환자가 30.2% 늘었고, 황반변성 등을 포함한 망막장애 진료 환자도 23.4% 증가했다.
망막은 눈 안쪽에 있어 겉으로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고, 질환에 따라 초기에는 뚜렷한 불편이 없을 수도 있다. 특히 망막박리와 망막열공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젊더라도 비문증이 갑자기 심해지는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하며, 고도근시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망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40~50대는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등 시력 변화를 체감하기 시작하는 동시에 망막과 시신경 질환 진료 환자도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다. 망막박리·열공 진료 환자 증가율은 40대 53.4%, 50대 56.1%로 20~30대보다 높았다. 녹내장 진료 환자는 20대에서 줄었지만 30대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50대에서는 14.7% 늘었다.
이 시기부터는 '잘 보이는지'를 넘어 장기적인 시기능 유지 관점에서 눈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노안처럼 체감하기 쉬운 변화뿐 아니라 망막과 시신경 상태까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 건강검진을 받듯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눈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령층에서 눈 건강은 일상생활의 독립성, 삶의 질과 직결된다. 황반변성 진료 환자는 2021년 36만7천 명에서 지난해 62만3천 명으로 69.5% 증가했으며, 증가분의 84%가 60대 이상에서 나왔다. 녹내장과 당뇨망막병증 진료 환자도 같은 기간 늘었다.
이들 질환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시력이 양호하고 불편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눈꺼풀 기능 등 일상생활 속 불편도 살펴야 한다. 김안과병원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눈매교정술, 안검하수수술, 눈썹올림술, 윗눈꺼풀성형술, 상안검내반수술 등 상안검 관련 수술을 받은 60대 이상 환자는 2021년 205명에서 지난해 250명으로 약 22.0% 늘었다. 병원 측은 특정 질환의 증감보다는 고령층 눈 건강 관리가 시력을 넘어 눈꺼풀 기능과 생활 불편 개선으로까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조한주 김안과병원 진료부원장은 "눈 건강은 어느 한 시점의 상태보다 시간에 따른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눈은 성장기 시력 변화부터 젊은층의 망막 건강, 중년 이후 늘어나는 망막·시신경 질환에 이르기까지 생애 전반에 걸쳐 계속 변하는 만큼 특별한 불편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건강한 시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