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우크라 긴장완화' 논의 속 경유 빅딜…젤렌스키 "명백한 약함" 맹비난
크렘린궁 "푸틴, 트럼프의 우크라 긴장 완화 제안에 이해 표명…이란 종전 구상도 전달"
미 재무부 대러 제재 임시 완화…트럼프 "러시아산 경유 300만 톤 공급 합의" 자평
젤렌스키 "평화는 약함에서 오지 않아" 반발…러 폭격에 우크라서 어린이 등 15명 사망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이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러시아산 경유에 대한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명백한 약함"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10일(현지시간)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 저녁 이뤄진 양국 정상 간 통화에 대해 "대부분의 시간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할애됐다"며 "러시아 대통령은 긴장 완화를 위한 미국 측의 일부 제안에 '이해'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6번째 이뤄진 두 정상의 통화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의 분쟁 관련 사안도 함께 논의됐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만나 조율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란 전쟁 해결에 대한 이란 측의 구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통화와 맞물려 미국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제재를 일부 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푸틴 대통령과 매우 성공적인 협의를 마쳤다"며 "러시아가 즉시 30만 톤 이상의 경유를 시장에 공급하고, 11월 중 50만 톤, 그 직후 100만 톤 등 단기간 내에 최대 300만 톤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 역시 내년 4월 7일까지 약 6개월간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허용하는 임시 일반면허를 발급했다. 이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로 인한 민심 이반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 측이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를 통해 가격을 낮추고, 러시아가 평화협상에서 양보하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을 관련국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다음 주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러시아와의 명확하고 지속적인 긴장 완화 합의 없이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명백한 '약함'"이라며 "평화는 약함에서 오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미·러 정상 간 대화와 제재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장에서는 유혈 사태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국가재난청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군이 자포리자의 주거용 건물에 공중폭탄 5발을 투하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두고 "러시아가 자포리자 주거용 건물에 폭탄 5발을 투하하는 것으로 경유 제재 완화에 감사를 표했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 최대 민간 에너지회사 DTEK은 러시아의 공습으로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가 점령해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루한스크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