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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버스 75대 감차 뒤 26대 증차 추진… 노선망 다시 짠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3억6400만원 투입·12개월 재설계 용역
간선·생활권 순환·옵서버스 연계 검토
12일 입찰 마감… 배차·환승 불편 점검
준공영제 재정부담·교통복지 균형 관건

제주시 도심에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버스 운행 효율과 이용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3억6400만원을 투입해 간선·순환·수요응답형 교통을 연계하는 노선체계 재설계에 나선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도심에서 시내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버스 운행 효율과 이용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3억6400만원을 투입해 간선·순환·수요응답형 교통을 연계하는 노선체계 재설계에 나선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버스 운행 효율을 높이겠다며 차량 75대를 줄였다가 혼잡과 배차 민원에 대응해 다시 증차를 추진하는 제주도가 대중교통 노선체계 전면 재설계에 나선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사업비 3억6400만원을 투입하는 '대중교통 노선체계 재정립 및 실행방안 수립 용역'을 발주하고 사업자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지난 9월29일 시작된 입찰은 오는 12일 마감되며, 제안서 평가를 거쳐 수행업체를 선정한다. 용역 기간은 착수일부터 12개월이다.

이번 용역은 기존 버스 노선의 운행 횟수를 일부 조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별 이동 수요에 맞춰 대중교통의 역할과 연결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작업이다.

제주도는 노선별 이용객과 운행 실태, 장래 교통 수요를 분석하고 주민들이 겪는 배차 간격과 환승, 접근성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재설계가 주목되는 배경에는 잇따른 버스 노선 개편과 주민 불편이 있다. 제주도는 2017년 8월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도가 노선과 운행계통을 관리하고 민간 운수업체가 버스를 운행하는 방식이다. 운송비용에 비해 요금수입이 부족하면 도가 재정으로 지원한다.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용객이 적은 노선까지 운영해야 하는 만큼 재정 부담이 뒤따른다.

제주도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4년 8월부터 중복·비효율 노선을 조정하고 버스 75대를 감차했다. 당시 감차에 따른 재정지원 절감 효과를 연간 152억원으로 예상했다.

제주 읍면지역에서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옵서버스'. 제주도는 기존 간선버스와 옵서버스의 연결을 강화하고 생활권 순환버스 도입을 검토해 농어촌 주민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 읍면지역에서 운행하는 수요응답형 버스 '옵서버스'. 제주도는 기존 간선버스와 옵서버스의 연결을 강화하고 생활권 순환버스 도입을 검토해 농어촌 주민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그러나 버스가 줄어든 뒤 출퇴근과 통학 시간대의 혼잡, 일부 노선의 배차 간격 증가 등 불편이 제기됐다.

이에 제주도는 올해 2월 이용실태와 교통카드 자료, 민원 분석을 바탕으로 25개 노선을 조정하고 버스 26대를 단계적으로 증차하는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차량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과 주민 이동 편의 확보 사이에서 노선 운영의 균형을 다시 검토하게 된 셈이다.

재정 부담도 적지 않다. 제주도가 발표한 2024년 말 기준 버스업체 재정지원금은 준공영제 표준운송원가 지원 1192억원과 관광지 순환버스 지원 30억원 등 총 1222억원이다. 전년 1237억원보다 15억원 줄었지만 여전히 대규모 지방재정이 투입되고 있다.

이번 용역에서도 이용객이 적은 노선의 운영비를 줄이면서 출퇴근·통학 수요와 읍면지역 주민의 이동권을 어떻게 보장할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제주도가 제시한 새로운 운영체계의 핵심은 '간선·순환·수요응답' 교통의 역할 분담이다. 간선버스는 도시와 주요 교통거점을 연결하는 중심 노선으로 운영하고, 생활권 순환버스는 주거지와 학교·병원·시장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간선도로에서 떨어진 마을 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순환버스를 타고 주요 시설이나 간선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하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수요응답형 교통과의 연결도 강화한다. 수요응답형 교통(DRT)은 이용객이 스마트폰이나 전화 등으로 버스를 호출하면 이용 수요에 따라 운행하는 서비스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노선을 반복 운행하는 일반 버스와 달리 실제 이용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제주시 도심 차로 사이에 설치된 섬식 버스정류장 전경. 제주도는 배차·환승 불편을 개선하고 간선·생활권 순환·수요응답형 교통을 연계하기 위해 3억6400만원을 투입해 버스 노선체계 재설계에 나선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심 차로 사이에 설치된 섬식 버스정류장 전경. 제주도는 배차·환승 불편을 개선하고 간선·생활권 순환·수요응답형 교통을 연계하기 위해 3억6400만원을 투입해 버스 노선체계 재설계에 나선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에서는 '옵서버스'라는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제주도는 2023년 애월읍과 남원읍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한 뒤 서비스를 확대해 올해 2월부터 도서지역을 제외한 모든 읍면지역에서 운영하도록 했다. 농어촌 지역에서 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주민들의 교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다.

이번 용역에서는 옵서버스와 간선버스의 연결, 생활권 순환버스 도입, 기존 노선 사이의 연계노선 신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노선과 노선이 만나는 환승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집에서 가까운 순환버스를 이용할 수 있더라도 간선버스로 갈아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환승 횟수가 늘어나면 전체 이동시간은 오히려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버스 운행 대수와 노선 길이뿐 아니라 실제 이용객의 대기시간, 환승 편의, 목적지까지 걸리는 시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제주시와 서귀포시 도심은 출퇴근과 통학 시간대의 수요 집중에 대응하고, 읍면지역은 적은 이용객 수에도 필요한 이동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지역별 여건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는 용역 과정에서 도민 설명회를 열어 지역별 이용 불편과 개선 요구를 듣고, 관계기관 협의와 전문가 자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수렴한 의견과 교통 수요 분석 결과를 토대로 노선별 조정 효과와 실행 가능성을 검토하고 최적의 노선망과 운행계통, 단계별 실행방안을 마련한다.

강민철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생활권 순환버스로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고 배차·환승 불편을 개선하겠다"며 "운행 효율성과 교통복지를 함께 고려해 도민이 체감할 노선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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