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눈치 덜 본다"…서울시 지원에 '인식변화'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지원사업' 추진
기업지원금으로 인건비 등 부담↓
92.9% "일생활균형 문화 확산에 도움"
[파이낸셜뉴스] 중소기업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운영비를 지원하는 서울시의 정책이 성과를 보였다. 참여기업은 물론 근로자들의 만족감이 높아졌다.
서울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 지원사업' 참여기업 28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97.5%가 기업 중심으로 지원체계를 개편한 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기업지원금이 일·생활균형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92.9%에 달했다.
기업이 체감하는 가장 큰 효과는 인건비 부담 감소였다. 지원금을 받은 기업의 91%가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근로자가 제도를 이용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는 정책 취지가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셈이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기존 근로자 중심의 지원 방식에 기업지원금을 추가해 출산·육아제도 운영에 따른 중소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출산휴가를 사용한 근로자가 있는 기업에는 '출산휴가 기업지원금'을,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해 3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이 있는 기업에는 '육아휴직 기업지원금'을 지급한다. 지원 규모는 근로자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이다.
근로자에 대한 지원도 병행한다. 출산휴가 마지막 30일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소득 감소분을 최대 90만원까지 보전하는 '서울시 출산휴가급여 지원금'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는 기업을 거치지 않고 근로자가 직접 신청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다.
지난 8월 말까지 이들 지원금 신청은 총 498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460건에 약 3억5000만원이 지급됐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연계해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조사 결과 여성 근로자가 출산휴가 직후 육아휴직을 사용한 기업은 전체의 60.8%였다. 남성 근로자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기업은 39.2%, 배우자 출산휴가 이후 육아휴직까지 사용한 기업은 14.1%로 집계됐다.
근무시간을 줄이면서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별도의 시범사업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서울시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운영한 '육아기 부모 단축근무제 지원 시범사업'에서는 남성 참여율이 61%를 기록했다.
이 사업은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임금 삭감 없이 하루 1시간씩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참여기업에 근로자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3개월간 지원금을 지급했다.
시범사업에는 중소기업 19곳과 근로자 46명이 참여했다. 근무시간을 하루 1시간 줄였지만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은 사업 시행 전 5.21시간에서 시행 후 5.32시간으로 오히려 0.11시간 증가했다. 평일 직접 돌봄시간도 3.37시간에서 3.58시간으로 0.21시간 늘었다.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58점에서 7.53점으로 0.95점 상승했다.
주목할 부분은 남성 근로자의 높은 참여율이다. 전체 참여자 10명 중 6명 이상이 남성이었으며, 중간관리자 이상 직급의 참여 비율도 65.2%에 달했다.
기업들도 근무시간 단축이 반드시 업무 효율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참여기업의 88.2%는 단축근무제가 조직문화와 업무방식 개선, 숙련인력의 경력 유지 및 장기근속 유도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 지원을 확대해 출산휴가부터 육아휴직, 직장 복귀 이후 단축근무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근로자 개인뿐 아니라 기업이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서울의 출생아 수가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터의 양육친화적 환경을 확산하는 것이 출산율 반등 흐름을 지속하기 위한 과제라는 판단이다. 한편 서울의 출생아 수는 2024년 4월 이후 28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올해 7월 출생아 수는 4443명으로 2019년 7월 이후 같은 달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누적 출생아 수와 혼인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12.4% 증가했다.
마채숙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출산율 반등세를 이어가려면 일·생활균형 문화가 정착돼야 하고, 그 중심에는 기업이 있다"며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한 만큼 양육친화적인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설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