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RSV 비상…산후조리원 신생아 감염 주의보
[파이낸셜뉴스] 신생아와 산모가 함께 지내는 산후조리원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전파에 특히 취약하다. 어른은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도 신생아에게 옮기면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환절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RSV는 기침이나 재채기로 생기는 비말뿐 아니라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 장난감, 생활용품 등을 통한 접촉으로도 전파된다. 산후조리원처럼 적은 인력이 여러 신생아를 돌보는 환경에서는 한 명의 감염자가 여럿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 성인이나 산모는 감염돼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어 자신도 모르게 신생아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신생아가 지내는 공간에서는 증상이 있는 방문객이나 가족의 접촉을 제한해야 한다.
RSV는 콧물, 재채기, 미열 등 일반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해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기침이 심해지면서 가래가 끓거나 숨 쉴 때 쌕쌕거리는 등 하기도 감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밤에 기침이 심해져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구토를 하면 수유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홍주희 전문의는 "RSV는 기침이 시작된 뒤 3~4일 이내 가래 끓는 소리나 쌕쌕거리는 숨소리 등 하기도 증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며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는 증상을 직접 표현하기 어려운 만큼 수유량과 소변량, 호흡 상태 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영아는 기관지가 좁고 기침 반사가 약해 가래를 잘 뱉지 못해 증상이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 갈비뼈 아래가 쑥쑥 들어가는 함몰 호흡, 6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탈수, 입술이나 손발이 파래지는 청색증, 심하게 처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홍 전문의는 "영아는 모세기관지가 매우 좁아 염증이 생기면 호흡기 증상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며 "숨쉬기 힘들어 보이거나 수유량이 급격히 줄고 소변량까지 감소한다면 단순 감기로 여기고 지켜보기보다 즉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SV는 재감염이 흔해 생후 24개월까지 주의가 필요하다. 미숙아나 심장질환·만성 폐질환·면역저하 등 기저질환이 있는 영아는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 고령자도 감염 시 폐렴이나 기존 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가족 간 전파에 유의해야 한다.
RSV 치료는 바이러스를 직접 없애는 항바이러스 치료보다 열과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고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는 대증치료가 중심이다. 증상에 따라 네뷸라이저 치료를 하거나 가래 배출을 돕는 체위배액을 활용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는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하고 찬 공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수유가 어렵다면 코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한 번에 많이 먹이기보다 조금씩 나눠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방에는 항체주사를 활용할 수 있다. 일반 백신과 달리 완성된 항체를 직접 투여하는 수동면역 방식이라 즉각적인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활 속 예방도 중요하다. 신생아를 돌보기 전에는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며, 방문객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산후조리원과 가정에서는 젖병과 장난감, 문고리 등 손이 자주 닿는 물품을 소독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 해야 한다.
홍 전문의는 "신생아와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는 RSV 감염 후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예방이 중요하다"며 "유행기에 태어난 신생아는 출생 직후, 그 외 영아는 유행 전에 예방 항체 투여를 의료진과 상담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