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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글로벌 AI 허브' 유치전… 14일 공청회 앞두고 부지사급 TF 가동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후경제부지사 단장·4개 분과 구성
정부 14일 공청회… 이달 후보지 공모
유엔 연수 7049명·NIA 협력기반 제시
국제기구 정주·운영체계 입증이 관건

지난 8월28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평화센터 내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에서 열린 '2026 UNFCCC-CASTT 아시아·태평양 기후변화 적응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16년간 축적한 국제연수 운영 경험과 국제협력망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정용복 기자
지난 8월28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평화센터 내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에서 열린 '2026 UNFCCC-CASTT 아시아·태평양 기후변화 적응 아카데미'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16년간 축적한 국제연수 운영 경험과 국제협력망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정부가 이달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의 국내 입지 공모에 나서는 가운데 제주도가 기후경제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전담조직을 꾸리고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글로벌 AI 허브 후보지 공모에 대응하기 위해 이창흠 기후경제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실무 전담팀(TF)을 구성하고 유치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글로벌 AI 허브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다자개발은행, 산업계·학계·연구기관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국제사회 공동 과제를 해결하는 협력 거점이다.

기후변화와 보건, 식량, 일자리 등 개별 국가의 역량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개발도상국의 AI 기술 활용과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국제 캠퍼스 형태로 구상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21일 국제노동기구(IL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보건기구(WHO) 등 9개 국제기구와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5개 다자개발은행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AI 허브 비전을 선포했다.

'모두를 위한 AI, 글로벌 과제 해결을 위한 AI(AI for All, AI to Solve Global Challenges)'가 핵심 방향이다. 허브에는 국제기구 파견 인력이 상주하며 AI 정책과 국제표준 개발, 데이터·모델 공유, 국제 공동연구, 개발도상국 교육·훈련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국가와 국제기구가 AI 기술과 인력, 연구성과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국제협력 조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입지 선정 절차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공청회를 열어 입지 선정기준과 평가절차, 향후 일정, 후보지 공모지침 등을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공청회 결과를 반영해 이달 중 후보지 공모를 진행하고, 서류평가와 현장실사 등을 거쳐 연내 입지를 확정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AI 허브 개소 시점은 2027년으로 잡고 있다. 제주뿐 아니라 부산·인천·고양 등 다른 지역도 유치를 추진하고 있어 입지 경쟁이 예상된다.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전경. 이곳에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글로벌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는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의 국제연수 경험과 NIA 글로벌센터의 디지털 국제협력 기반을 연계해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 전경. 이곳에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글로벌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는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의 국제연수 경험과 NIA 글로벌센터의 디지털 국제협력 기반을 연계해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는 정부의 공모가 시작된 뒤 제안서 제출까지 준비 기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보고 실무 대응체계를 먼저 갖췄다. TF는 제주도 AI혁신추진단을 중심으로 국제협력, 정주여건, 동향·홍보, 실증모델 등 4개 분과로 구성했다. 제주연구원도 정책 자문에 참여한다.

국제협력 분야에서는 유엔 기구와 국제연수 운영 경험을, 정주여건 분야에서는 국제기구 파견 인력과 가족의 주거·교육·생활 기반을 검토한다.

동향·홍보 분야는 정부 공모 일정과 평가기준에 대응하고, 실증모델 분야는 제주의 기후·환경·에너지 산업 기반을 국제 AI 공동연구와 연결할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분과별 검토 결과는 후보지 제안서 작성과 현장실사 준비에 활용한다.

제주도가 제시하는 핵심 경쟁력은 이미 구축된 국제협력 기반이다. 제주연구원이 지난 9월23일 발표한 정책이슈브리프 '글로벌 AI 허브, 제주가 준비된 이유'에 따르면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CIFAL Jeju)는 2010년부터 국제연수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에는 150여개국 7049명이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24년 참가자 6622명을 포함하면 최근 2년간 1만3671명에 달한다.

AI 분야의 국제연수 실적도 있다. 지난해 7월 진행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포용적 디지털 거버넌스' 과정에는 63개국 509명이 참여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인공지능과 초국경 조직범죄를 다루는 국제연수도 운영했다. 개발도상국 관계자를 대상으로 AI 정책과 기술 활용에 관한 교육을 수행하는 기능이 이미 제주에 갖춰져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국제협력 조직도 제주에 자리 잡고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글로벌센터는 서귀포시 제주혁신도시에서 국제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사업과 개발도상국 역량 강화, 국제기구 연계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유엔 기구와 연계된 국제연수 조직과 정부의 국제 디지털 협력 조직이 같은 지역에 있다는 점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평가했다. 제주의 국제회의 개최 경험과 국제자유도시 지위, 영어교육도시의 국제학교 4곳도 유치 논리로 제시됐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 제주국제평화센터. 이곳에 입주한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는 16년간 국제연수 경험과 해외 협력망을 축적해 왔다. 제주도는 이러한 국제협력 기반을 앞세워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정용복 기자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자리한 제주국제평화센터. 이곳에 입주한 유엔훈련연구기구(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는 16년간 국제연수 경험과 해외 협력망을 축적해 왔다. 제주도는 이러한 국제협력 기반을 앞세워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정용복 기자

그러나 기존 국제협력 실적이 글로벌 AI 허브의 입지 적합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국제기구 인력이 장기간 상주하려면 업무공간과 회의·연구시설은 물론 주거와 의료, 자녀 교육, 국제 교통 접근성 등 정주여건을 구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국제기구 직원과 가족의 체류 자격, 무사증 제도의 적용 범위, 국제기구의 법적 지위와 시설 운영에 필요한 협정 등도 검토 대상이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40MW급 친환경 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AI 허브의 관계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40MW급 데이터센터는 재생에너지와 AI 연산시설을 결합하려는 별도의 국책사업 구상이다. 글로벌 AI 허브는 국제기구의 정책·연구·교육 협력을 수행하는 거점으로, 두 사업의 기능과 추진 절차가 다르다.

제주도는 두 사업을 연계해 AI 연구와 실증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지만, 데이터센터 구축 자체가 글로벌 AI 허브 선정의 필수 요건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제주연구원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기존 국제연수 프로그램을 AI 분야로 확대하고, UNITAR 제주국제연수센터와 NIA 글로벌센터의 공동 교육과정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국제기구 인력의 정주여건과 연수시설 수용 능력에 관한 자료를 정비하고, 법·제도 요건을 사전에 검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특히 허브 전체 유치를 목표로 하면서 입지 선정 결과와 관계없이 국제 AI 교육·훈련과 개별 실증 프로그램을 먼저 확대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도로서는 16년간 축적한 국제협력 경험을 정부의 실제 평가항목과 연결하고, 국제기구가 요구하는 업무·정주 환경을 구체적인 자료로 제시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안혜영 제주도 AI혁신추진단장은 "제주가 국제협력 거점으로 적합한 이유를 구체적인 근거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주의 국제협력 경험과 실증 기반을 살려 경쟁력 있는 유치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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