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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립·은둔청년, 온라인부터 일 경험까지… '온바람' 문 열어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12일 청년미래센터 개소… 19~39세 대상
상담·일상회복·진로 연계 6단계 지원
2022년 조사 제주 은둔 4.5%·전국 2.8%
가족 상담 병행… 조기 발굴·지속 지원 관건

12일 운영을 시작한 제주특별자치도 청년미래센터 '온바람'의 지원 프로그램 안내 포스터. 센터는 만 19~39세 고립·은둔청년과 가족을 대상으로 온라인 소통과 상담, 일상회복, 진로탐색 등 6단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자료=제주특별자치도
12일 운영을 시작한 제주특별자치도 청년미래센터 '온바람'의 지원 프로그램 안내 포스터. 센터는 만 19~39세 고립·은둔청년과 가족을 대상으로 온라인 소통과 상담, 일상회복, 진로탐색 등 6단계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자료=제주특별자치도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지역 고립·은둔청년이 온라인 소통부터 심리상담, 일상회복, 일 경험까지 단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전담기관이 문을 열었다.

12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제주시 서광로 157에 '제주청년미래센터 온바람'을 개소하고 고립·은둔청년과 가족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시작했다.

온바람은 제주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고립·은둔청년과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과 일상회복, 진로탐색 등을 지원하는 전담기관이다.

고립청년은 사회활동이 적고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인적 지지체계가 부족한 청년을 뜻한다. 은둔청년은 사회활동이 사실상 중단되고 집이나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상태의 청년을 가리킨다.

고립과 은둔은 정도와 생활 양상이 서로 다를 수 있어 모든 청년에게 동일한 지원 방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온바람은 당사자의 상황과 회복 속도에 맞춰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제주지역에서 전담 지원체계의 필요성이 제기된 배경에는 높은 은둔생활 비율이 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제주지역 청년의 성별 사회적 관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제주지역 19~34세 청년의 은둔생활 비율은 4.5%로 분석됐다. 전국 평균 2.8%보다 1.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수치는 국무조정실의 2022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 원자료를 재분석한 결과로, 현재 제주지역의 은둔청년 규모나 올해 센터의 지원 대상자 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당시 분석에서는 제주 청년여성의 은둔생활 비율이 6.8%로 청년남성 2.5%보다 높게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청년들이 위기 상황에서 가족뿐 아니라 공공기관을 통한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며 공적 지원기관의 접근성과 서비스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취업과 진학,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사회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초기 상담부터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에 개소한 온바람은 청년이 직접 센터를 방문하는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 소통과 방문상담 등을 통해 지원 대상을 발굴한다.

센터는 초기 상담에서 청년의 고립 정도와 생활 여건, 프로그램 참여 의사 등을 확인하고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전담 인력이 청년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일대일 사례관리를 제공한다.

지원 프로그램은 회복 수준에 따라 6단계로 구성됐다. 첫 단계인 '고요'에서는 온라인 소통으로 외부와의 연결을 시작한다. 센터 방문이나 대면 만남이 부담스러운 청년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접근 방식을 다양화했다.

'실바람' 단계에서는 일대일 초기 상담과 개인·집단·방문상담을 진행한다. '남실바람'에서는 가족 교육과 상담, 일일강좌 등을 통해 관계 회복을 지원한다.

'산들바람'은 자기이해 프로그램과 일상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규칙적인 생활과 일상활동을 회복할 수 있도록 청년의 상태에 맞춰 프로그램을 연결한다. '건들바람'에서는 소규모 모임과 대면·비대면 봉사활동 등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경험을 넓힌다.

마지막 '흔들바람' 단계에서는 진로탐색과 역량강화, 일 경험 프로그램을 연결해 향후 사회활동과 경제적 자립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다만 모든 참여자가 정해진 기간 안에 6단계를 마치거나 곧바로 취업해야 하는 방식은 아니다. 청년마다 고립 정도와 회복에 필요한 시간이 다른 만큼 개인별 지원계획에 따른 단계적 접근이 중요하다.

가족에 대한 지원도 병행한다. 온바람은 고립·은둔청년의 가족을 대상으로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청년과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족관계에서 비롯된 갈등이나 소통의 어려움이 일상회복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지원 방식이다.

이번 센터 개소는 정부가 추진하는 고립·은둔청년 전담 지원체계 확대와도 연결된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인천·울산·충북·전북 등 4개 지역에서 청년미래센터를 시범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고립·은둔청년의 조기 발굴과 밀착 사례관리, 일상회복 지원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고립·은둔청년 발굴과 전담 지원을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제주에서도 청년센터 등을 통해 사회적 관계와 생활습관 회복을 돕는 프로그램이 추진돼 왔다. 온바람은 고립·은둔청년을 대상으로 초기 발굴부터 상담, 가족 지원, 진로 연계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전담 창구라는 점에서 기존 사업과 구분된다.

관건은 센터 밖에 머무는 청년들에게 실제로 지원이 닿을 수 있느냐다. 고립·은둔 상태가 장기화한 청년은 공공기관을 방문하거나 상담을 신청하는 일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온라인 신청과 방문상담을 마련하더라도 지원제도를 알지 못하거나 도움 요청을 주저하는 청년을 찾아내기 위한 지역사회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상담 이후 일상회복과 사회활동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향후 지원 실적과 함께 청년의 사회적 관계 변화, 프로그램 지속 참여, 일상생활 회복 정도 등을 살펴야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온바람 이용을 원하는 청년과 가족은 '청년ON'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센터에 전화 또는 방문하면 된다. 센터는 제주시 서광로 157, 3층에 있다.

양제윤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청년의 고립·은둔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도움이 필요한 청년을 일찍 찾아내고 일상회복부터 취·창업 지원까지 세심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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