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증기관 바뀌자 계약 줄줄이 중단…LH 전세임대 혼선
보증 가입 10건 초과 임대인 지원 제한
10월 보증기관 변경되며 해석 달라져
9월 권리분석 통과한 계약도 중단
경과조치 없어 임차인 입주 계획에 차질
[파이낸셜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세임대의 '신규 지원' 기준을 둘러싼 해석 차이로 일부 계약이 중단되고 있다. 보증 가입 건수가 10건을 초과한 개인 임대인의 주택 가운데 종전에는 가능했던 무증액 계약까지 막힌 것이다. 이미 권리분석을 통과한 입주자도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이사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개인 임대인의 보증 가입 건수가 10건을 초과한 주택을 중심으로 LH 전세임대 가입이 전면 중단됐다. 앞서 지난 9월까지 권리분석을 신청했거나 적합 통보를 받은 계약조차 최종 보증 가입 단계에서 진행이 막힌 것으로 확인됐다.
LH 전세임대는 입주 대상자가 원하는 민간주택을 찾으면 LH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은 뒤 이를 입주자에게 재임대하는 제도다. 수도권 기준 최대 1억3000만원까지 전세보증금을 지원해 저소득층과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LH가 다주택 개인 임대인의 신규 참여를 제한한 것은 올해 1월부터다. 전세사기와 보증사고를 예방하고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위험을 관리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보증기관이 변경되면서 '신규 계약'에 대한 해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9월까지 보증을 맡았던 SGI서울보증은 기존 LH 전세임대주택에서 보증금을 올리지 않고 임차인만 교체하는 경우 이를 '갱신계약'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10건을 초과한 다주택 임대인이라도 보증금 증액이 없다면 새로운 LH 입주자와 계약이 가능했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구의 임대인 A씨는 올해 1월 이후 보증기관이 바뀌기 전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여러 차례 계약을 체결해 왔다.
하지만 10월 보증기관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변경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HUG는 임차인이 바뀌면 보증금 증액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신규 계약으로 판단했다. 그 결과 보증 가입 건수가 10건을 초과한 임대인은 예외 없이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다.
보증기관의 계약 분류 방식이 달라지면서 그동안 현장에서 적용됐던 무증액 계약 예외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게 된 셈이다.
특히 보증기관 변경 전 권리분석 적합 통보를 받은 계약까지 소급 적용돼 가입이 중단되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A씨가 관리하는 주택의 기존 임차인은 지난 8월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임대주택에 당첨돼 이사를 준비했고, 퇴거 일정에 맞춰 후속 LH 입주자도 구했다. 후속 입주자는 지난 9월 권리분석에서 적합 통보를 받고 계약서 작성만 남겨뒀지만, 보증기관 변경 이후 절차가 중단됐다. 기존 임차인이 SH 주택으로 옮기려면 현재 이용 중인 LH 전세임대 계약과 지원금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 그러나 후속 입주자 계약이 막혀 임대인이 기존 전세지원금을 LH에 반환하지 못하면 지원 종료도 늦어져 새 주택의 입주와 전입신고 일정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장에서는 전세사기 예방과 보증 위험 관리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진행 중인 계약에는 경과조치를 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소한 보증기관 변경 전에 권리분석을 접수하거나 적합 판정을 받은 계약에는 종전 기준을 적용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HUG 관계자는 "보증사고 위험이 높은 임대인에게 신규 보증을 발급하면 입주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입주자가 바뀌는 경우에도 신규 계약과 동일하게 임대인 10건 제한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증기관마다 '신규 계약'의 범위를 다르게 판단하면서 사업 운영 주체인 LH가 기관 변경 전에 통일된 적용 기준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진행 중인 계약의 처리 기준과 경과조치를 정하지 않은 채 보증기관을 교체하면서 혼선의 부담이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악성임대인과 상습채무자 등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있는 임대인이 계약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면서 선의의 다물건 및 법인 임대인을 지킬 수 있도록 현 보증기관인 HUG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최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