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무릎 아프다고 쉬기만? 연휴 뒤 통증, '움직임'이 약이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무릎 아프다고 쉬기만? 연휴 뒤 통증, '움직임'이 약이다

[파이낸셜뉴스] 무릎이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회복을 늦출 수 있다. 연휴 뒤 무릎 통증, 부기가 가라앉았다면 쉬기보다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부산자생한방병원 김하늘 병원장은 12일 '세계 관절염의 날'을 맞아 "연휴를 보내고 돌아온 출근길, 계단을 오를 때마다 무릎이 뻐근하거나 오래 앉았다 일어설 때 관절이 굳은 듯 잘 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대개 며칠이면 풀리는 피로지만, 그동안 모르고 지낸 관절 이상이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많이 써도, 안 써도 아프다… '과부하형'과 '정지형'

연휴 뒤 무릎 통증은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무릎을 너무 많이 쓴 '과부하형'과 너무 안 쓴 '정지형'이다. 두 유형 모두 멀쩡하던 무릎에 통증을 부르거나 퇴행성 관절염을 앞당길 수 있다.

과부하형 통증의 원인은 무릎에 실리는 하중이다. 무릎은 평지를 걸을 때도 체중의 몇 배에 달하는 힘을 받고, 내리막이나 계단을 내려갈 때는 부담이 더 커진다. 평소 잘 걷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산행이나 장거리 여행에 나서면 근육이 충격을 다 받아내지 못해 부담이 연골과 주변 조직으로 고스란히 넘어간다.

실제 영국 킬대학교 연구진이 무릎 통증이 있는 45세 이상 성인을 최대 3개월간 추적한 결과, 쪼그려 앉기나 계단 오르내리기, 무거운 물건 들기처럼 무릎에 부담이 큰 동작을 하면 48시간 안에 통증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약 2.2배 높았다.

반대로 무릎을 거의 쓰지 않아도 통증이 생긴다. 혈관이 없는 연골은 무릎을 움직일 때 드나드는 관절액으로 영양을 공급받는다. 소파에 앉아 오래 TV를 보거나 장시간 운전으로 무릎을 굽힌 채 있으면 이 순환이 줄어 관절이 뻣뻣해지고, 일어서는 순간 통증이 찾아온다. 이런 상태가 길어지면 무릎 충격을 흡수하는 허벅지 근육이 약해져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국제학술지 '영국스포츠의학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실린 4만6819명 대상 연구에 따르면, 무릎을 펴는 허벅지 앞쪽 근육이 약한 사람은 무릎 골관절염 발생 위험이 여성은 1.85배, 남성은 1.43배 높았다.

아프다고 멈추지 말고… 급성기 지나면 단계적으로 움직여야

무릎이 아프면 많은 중장년층이 움직임부터 줄인다.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까운 거리도 차로 이동한다. 하지만 오히려 적절히 움직이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청도 국가건강정보포털 등을 통해 무릎 관절염 환자가 관절을 아끼려 활동을 줄이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며 꾸준한 신체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은 언제, 어떻게 움직이느냐다. 무릎이 붓거나 열감이 있는 급성기에는 충분히 쉬어야 한다.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는 평지 걷기, 실내 자전거, 수중운동처럼 관절 부담이 적은 운동부터 시작해 활동량을 차츰 늘리는 것이 좋다. 실내 자전거는 체중이 안장에 분산돼 무릎 충격을 줄이면서 주변 근육을 강화하고, 수중운동은 물의 부력 덕분에 통증이 있어도 비교적 수월하게 움직일 수 있다.

최근 배우 선우용여가 무릎 관리법으로 소개해 화제가 된 '뒤로 걷기'도 시도해 볼 만하다. 앞으로 걸을 때와 다른 방식으로 하체 근육을 써 평소 잘 쓰지 않던 근육까지 고르게 자극한다. 학계에서도 뒤로 걷기가 무릎 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와 근력·신체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허벅지 뒤쪽에서 무릎을 굽히는 역할을 하는 '슬괵근' 스트레칭을 틈틈이 병행하는 것도 좋다. 무릎 통증으로 활동량이 줄면 슬괵근이 뻣뻣해져 관절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바닥에 다리를 뻗고 앉아 통증이 있는 쪽 발바닥에 수건을 건 뒤, 무릎을 편 상태에서 수건을 몸 쪽으로 서서히 당겨 15초간 유지한다. 이어 무릎을 굽힐 수 있는 데까지 천천히 구부렸다가 발로 수건을 밀어내듯 서서히 편다. 이 동작을 3회씩 3세트 반복한다.

걷기조차 버겁다면 치료부터… 통증 넘어 기능 회복까지

걷는 것조차 버거운 상태가 이어진다면 치료로 통증부터 다스려 다시 움직일 수 있는 토대를 다져야 한다. 이때 치료 목표는 통증 완화에 그치지 않고, 다시 걷고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관절 기능 회복까지 이어져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아픈 관절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근육과 인대, 몸 전체의 균형을 함께 살핀다.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을 아우르는 한의통합치료로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을 도모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무릎 관절염 환자 81명의 통증숫자평가척도(NRS·0~10)는 입원 당시 5.4에서 한의통합치료 후 2.96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김하늘 병원장은 "연휴 후 무릎 통증이 반복된다면 관절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아프다고 멈추기보다 통증을 관리하면서 부담이 적은 운동으로 근력을 꾸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슬괵근 스트레칭. 자생한방병원 제공
슬괵근 스트레칭. 자생한방병원 제공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근력 #운동 #한의통합치료 #무릎 관절염 #통증숫자평가척도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