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현지 맛 그대로… 하이트진로, 기린 맥주 국내서 만든다
아시아 최초로 라이선스 계약
전주공장서 ‘이치방 시보리’ 생산
한달반 걸리던 유통기간 1~2주로
내년까지 국내 판매량 75% 담당
"오늘부터 한국에서 기린의 이치방 시보리 생산이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일본 맥주 1위를 차지한 기린 맥주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권광조 하이트진로 프리미엄 권역장은 지난 8일 경기 용인시 하이트진로 연구소에서 열린 하이트진로·기린 한국 생산 개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일본 기린과 기술 제휴 협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지난 7월 체결했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체결을 바탕으로 '기린 이치방 시보리' 캔 제품을 자사 전주공장을 통해 본격 생산한다.
하이트진로의 기린 이치방 시보리 국내 생산은 기린과 수입 유통사가 맺은 아시아 최초의 라이선스 생산이다. 이를 통해 통상 일본 현지에서 생산해 한국 시장 유통까지 한 달 반 정도 소요되던 기간이 1~2주로 단축된다. 이로써 한국 소비자들이 보다 신선한 일본 맥주를 맛볼 수 있게 됐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맥주 소비량이 급감하고 있지만 일본 맥주는 나 홀로 상승세다. 일본 맥주를 제외한 수입 맥주 시장은 지난 2020년부터 연평균 3%씩 감소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일본 맥주는 연평균 72% 성장했다. 특히 기린 맥주는 이보다 높은 연평균 82.4%씩 성장하고 있어 이러한 고성장이 이번 국내 생산의 배경이 됐다. 기린의 '이치방 시보리'는 일본어로 '첫 맥즙'을 의미한다. 맥아의 첫 즙과 두 번째 즙을 섞어서 만드는 일반 맥주와 달리, 이치방 시보리는 첫 즙만을 사용해 맥주를 만든다. 보리 원료의 진한 맛과 깔끔한 풍미가 특징이다.
일본 현지에서 생산한 맥주와 같은 맛을 구현하기 위해 양사 기술진은 1년 이상에 걸친 기술 교류를 이어왔다. 전주 공장에서 생산한 맥주를 일본으로 보내 동일한 맛과 품질을 충족시킬 때까지 시험 생산을 진행했다. 특히 핵심 원료인 효모는 일본 기린 측으로부터 직접 제공받아 한국에서 배양해 생산한다. 양조 온도, 시간, 배합 비율까지 일본과 동일하게 맞췄으며, 향후에도 양사 기술진이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품질을 유지할 계획이다.
권 권역장은 "일본 기린 기술진이 노하우 전수, 현장 참여, 품질 검증, 향후 교류 등 4단계에 걸쳐 기술을 전수했다"며 "관세, 물류 리스크 등의 걱정 없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이치방 시보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공장에서는 초도 생산량을 약 150만L(500mL 캔 300만개)로 목표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국내 전체 판매량의 75% 수준을 직접 생산할 예정이다.
국내 주류 소비가 한 잔을 마셔도 좋은 술을 마시는 경험 소비가 확산하고 있어 프리미엄 맥주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특히 기린 이치방 시보리는 이번 국내 생산으로 확보한 신선함을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내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오는 11월 시행 예정인 보건복지부의 '주류 패키지 전면 경고문 삽입' 규제는 변수로 꼽힌다. 패키지 디자인이 브랜드 고유의 가치와 직결되는 프리미엄 주류 특성상, 캔 전면에 대형 경고문이 배치될 경우 제품의 시각적 매력도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인섭 하이트진로 대표는 "당사의 대표적인 수입 맥주 브랜드 기린 이치방 시보리의 국내 생산은 지난 20년 동안 기린사와 상호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이끌어온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결실을 맺게 되는 것"이라며 "이번 기술 협정 체결을 계기로 양사 협업은 단순한 유통 파트너십을 넘어 기술과 품질을 함께 만들어가는 미래 전략적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