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은행 해킹에 ‘전면 집단소송법’ 입법 탄력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실질적 보상 가능" 기대감 확산
"기업들 투자·영업 위축" 우려도

최근 금융권 대규모 해킹 사태로 다수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면서 '전면적 집단소송법' 입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를 두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영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해킹에 따른 피해보상을 위해 일부 로펌에서 원고를 모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청구액은 10만~30만원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전체 피해 규모에 비해 소송에 참여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법정에서 보상금이 확정될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고, 그 액수 역시 크지 않아서다.

실제로 지난 2014년 KB국민·NH농협·롯데카드 등 카드 3사에서 1억여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 사법부가 내린 최종 결론은 '1인당 10만원' 배상이었다. 피해자는 연인원 1억명, 중복을 제외해도 2000만명에 달했지만 5년간의 소송 끝에 2019년 대법원에서 10만원을 확정받은 이들은 소장에 이름을 올린 수십만명에 그쳤다.

현행 민사소송법은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직접 소송에 참여해야 효력을 인정하는 '옵트인(Opt-in)'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2005년 도입된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존재하지만, 분식회계나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일부 영역에 국한돼 대규모 소비자 피해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는 증권분야로 묶여있던 적용 범위를 개인정보 유출, 제조물 책임, 소비자 거래 등 손해배상 전 분야로 전면 확대하고, 피해자 전원을 보상에 포함하는 '옵트아웃(Opt-out)'과 기업 내부 데이터를 증거로 확보하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묶어 '전면적 집단소송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산업계와 경제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소송 남발 방지 장치가 미흡할 경우 기획 소송이 횡행해 자금력과 법무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단 한 번의 분쟁으로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다.

[email protected]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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