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객석과 경계없는 무대… 누구에게나 열린 대학로 예술가의집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문화예술委·음악저널 공동
'지금, 우리가 주목할 예술' 기획
지난달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이달 27일에는 이미경 '무대'
11월 피아니스트 김태형 이어
12월 윤홍천과 제자들이 꾸며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지난달 28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 2층 라운지에서 열린 '지금, 우리가 주목할 예술'에서 관객들에게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지난달 28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 2층 라운지에서 열린 '지금, 우리가 주목할 예술'에서 관객들에게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서울 대학로에 자리한 '예술가의집'은 예술가들의 교류와 창작 활동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시민에게도 열려 있지만, '예술가들만 드나드는 곳'으로 오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민간 예술단체와 '예술가의집 공동기획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다. 공연과 강연, 토크를 통해 문턱을 낮추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28일 오후 7시, 예술가의집 2층 라운지는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을 보러 온 사람들로 빼곡했다. 클래식 전문지 음악저널과 공동 기획한 '지금, 우리가 주목할 예술'의 역대 최다 관객이었다. 한수진은 특유의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과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등을 들려줬다. 연주가 끝날 때마다 "브라보"가 터져 나왔다.

■연주자 숨결 가까이… 대구서도 왔다

객석에는 한수진과 함께 연주했던 음악계 지인부터 대구에서 올라온 팬,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어린이들까지 모였다.

한수진의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했던 20대 음대생은 "연주회를 보러 주로 서초동에 갔는데 이번에 처음 대학로에 와 신선하다"며 "전용 공연장과 음향은 다르겠지만 객석과 무대가 가까워 현장감이 더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김준차는 "4∼5년 전 한수진씨를 알게 돼 기회가 될 때마다 함께 연주한다"며 "외국에는 이런 살롱 음악회가 많다.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수진은 "청중에게 받는 에너지는 매번 다른데 오늘은 너무 따뜻하다"며 "연주 도중 어깨받침에 문제가 생겼지만 관객의 집중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희선 음악저널 편집장이 진행한 질의 응답 시간에는 클래식홀에서 듣기 어려운 이야기가 이어졌다. 대구에서 온 팬은 풍부한 표정에 반했다며 연주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었다. 한수진은 "연주 전에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지만 무대에 서면 감정의 흐름과 곡의 구조에 집중한다"고 답했다. 좌절을 극복하는 방법을 묻자 바흐 소나타를 처음 공부하던 시절을 들려줬다. 음악을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할 만큼 힘들었지만, 이 작품은 현재 연주하는 1666년산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을 만나는 계기가 됐다. 그는 "후원자 앞에서 연주할 때, 자신 있는 곡 대신 당시 씨름하던 바흐를 택했다"며 "연주를 들은 두 사람이 눈물을 흘리며 눈빛을 주고받았고, 그날부터 이 악기를 빌려 연주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연주와 대화, 춤과 책으로 낮춘 문턱

'지금, 우리가 주목할 예술'은 '예술가의집 공동기획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음악가를 조명하는 클래식 공연·토크 시리즈다. 음악저널이 선정한 음악가의 예술세계를 압축해 보여주는 연주와 함께 인터뷰와 자유로운 대화, 관객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김희선 편집장은 기획의 출발점으로 '소통에 대한 갈증'을 꼽았다. 그는 "대중에게 여전히 먼 클래식 음악을 가까이 전하고 싶어 편안한 분위기와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갖춘 예술가의집 라운지에서 살롱 콘서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시리즈는 오는 27일 바이올리니스트 이미경, 11월 24일 피아니스트 김태형, 12월 3일 피아니스트 윤홍천과 제자들의 무대로 이어진다.

예술위 관계자는 "대학로에는 음악을 위한 공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예술가의집 3층에서 진행되는 더하우스콘서트와 함께 클래식 향유 거점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동기획 프로그램들도 연말까지 시민을 만난다. 저자의 이야기와 피아노 연주가 어우러지는 '이지영의 음악책방'은 오는 16·23·30일 라운지에서 열리고 11∼12월에도 이어진다. ECO 함께가는 살풀이연구소의 '춤 맺고 풀다-(살)푸리춤 릴레이전'과 오가니 프로젝트의 '파랑 살롱: 예술과 기술과 바다' 그리고 더 그레잇 커미션의 미디어 스크리닝·퍼포먼스 페스티벌 '새드북(SAD BOOK): 다시 쓰기, 몸으로서의 도시'를 선보인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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