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밀라노가 마지막 빙판?"… '피겨 왕자' 차준환, 돌연 국가대표 반납하고 선택한 '새 인생'
"올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안 해" 차준환, SNS 통한 깜짝 선언
서울시청과 결별, 체육회 선수위원도 사퇴… 사실상 '은퇴 수순' 밟나
4월 연예기획사행→8월 아이스쇼 주연… '아역 배우' 출신 차준환의 제2막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의 상징이자 '은반의 왕자' 차준환(24)이 돌연 차가운 승부의 세계를 떠난다.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혼신의 연기로 4위를 차지했던 그 모습이, 당분간 우리가 볼 수 있는 그의 마지막 '경쟁'이 될 전망이다.
12일 차준환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결단을 내렸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다"며 "오랜 고민 끝에 이번 시즌에는 국가대표 활동과 대회 출전을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결단은 단호했다. 차준환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온 서울시청과의 계약도 서로 충분한 논의 끝에 마무리 지었음을 알리며, "그동안 저를 믿고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서울시와 서울시청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대한체육회 선수위원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2026-202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컵 오브 차이나)와 6차 대회(NHK 트로피) 초청마저 포기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은퇴 수순'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차준환의 시선은 이제 빙판 밖을 향해 있다. 그는 "지금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면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해보려 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사실 그의 파격적인 행보는 이미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그는 지난 4월 대형 연예기획사인 판타지오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연예계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8월에는 전 세계적 인기를 끈 K-웹툰 원작 아이스쇼 '나 혼자만 레벨업 온 아이스(on ICE)'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전문 선수가 아닌 '대중문화 예술인'으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었다.
휘문중 시절부터 압도적인 기량으로 빙판을 지배했던 차준환은 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15위로 혜성처럼 등장해 사상 최고 순위를 새로 썼고, 2022 ISU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 2023 ISU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굵직한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2022 베이징 대회 5위에 이어 이번 밀라노 올림픽에서 4위에 오르며 투혼을 불태웠지만, 끝내 메달 문턱에서 선수 생활 지속을 두고 깊은 고뇌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고 세계와 싸우던 차준환의 1막은 여기서 잠시 멈춘다. 하지만 '엔터테이너'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차준환의 화려한 제2막은 이제 막 닻을 올렸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