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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첫 노조 출범 배경엔 '지방이전'…국부 운용 경쟁력 도마 [fn마켓워치]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설립 21년 만에 첫 노조·가입률 85%, 본사 이전 논의에 조직적 대응
전략투자계정 신설 추진 속 인력 이탈 우려…국민연금 전주 이전 사례 주목

KIC 제공.
KIC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설립 21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출범시켜 이목을 끈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논의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구성원 약 85%가 노조에 가입하면서 본사 이전이 국부펀드의 전문인력 확보와 운용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내부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가 KIC의 전략투자 기능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운용 거점 이전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한 셈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IC 노동조합은 지난 6일 설립 신고를 마치고 이날 첫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2005년 공사 설립 이후 첫 노조다. 노조는 충분한 영향 분석과 구성원 협의 없이 본사 이전을 일방적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번 노조 출범은 단순한 근로조건 개선 요구를 넘어 국부펀드의 운용 기반을 둘러싼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KIC는 외환보유액 등 국가자산을 해외에 투자하는 전문기관으로, 글로벌 운용사 및 투자은행과의 네트워크와 전문인력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쟁점은 정부의 국부펀드 육성 정책과 지방이전 추진 방향의 정합성이다.

실제 정부는 KIC에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국내 전략산업에 장기자본을 공급하고 글로벌 투자자와 공동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KIC의 본사 이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는 노르웨이 NBIM과 싱가포르 GIC 등 주요 국부펀드가 수도 또는 금융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의 금융 집적효과를 활용해야 하는 국부펀드가 이전할 경우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와 인재 확보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사례도 거론됐다. 노조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이전 당시 퇴직률이 5.6%에서 14.0%로 상승했다며 KIC 역시 핵심 운용인력 이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는 지방이전 대신 KIC의 투자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역 전략산업과 유망기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이전 여부에 대한 객관적인 영향 분석과 노사정 간 실질적인 협의를 요구했다.
장주호 초대 노조위원장은 "국가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고 키워야 할 공사의 책무와 조합원과 가족의 삶을 지켜야 할 노조의 책무는 다르지 않다"며 "일방적인 희생에는 구성원의 뜻을 모아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노조 출범을 계기로 KIC 지방이전 논의가 단순한 공공기관 재배치를 넘어 국부펀드의 운용 독립성과 전문인력 경쟁력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KIC의 구체적인 이전 여부와 대상 지역은 확정되지 않은 만큼 향후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라며 "굴지의 외국계 금융기관이나 사모펀드 등 CEO, 오너들이 제일 만나고 싶어하는 1순위가 국부펀드인 KIC인데, 향후 국부펀드의 경쟁력이나 위상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지방 이전에 대한 우려나 효과 등도 다양하게 검토되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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