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스프링클러, 노후 국민임대에도 설치된다
영구임대 1만4000호 설치 이어 대상 확대
[파이낸셜뉴스]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갖추지 않아도 되는 오래된 공공임대 아파트의 화재 대응 설비가 영구임대에서 국민임대로 넓어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세대 안 급수관에 헤드를 연결하는 간이형 스프링클러를 영구임대 약 1만4000호에 이미 달았다. 올해부터는 국민임대 리모델링과 묶어 차례로 설치 범위를 키운다.
13일 LH에 따르면 이번 확대는 영구임대 단지에서 쌓은 시공 경험을 토대로 추진된다. 국민임대는 세대마다 천장 구조와 마감 상태가 달라 천장 일부를 뜯어내 보강하는 등 현장 여건에 맞춰 시공 방식을 달리할 방침이다. 리모델링 일정과 관계없이 설치할 수 있는 공법도 따로 마련해 적용 대상을 늘려간다.
간이형 스프링클러는 각 세대에 이미 깔린 급수배관을 그대로 쓰다가 불이 나면 헤드에서 물을 자동으로 뿜어내는 방식이다. LH가 지난해부터 개발해 노후 단지에 차례로 적용해 왔다. 다 지은 아파트에 일반 스프링클러를 새로 넣으려면 소화수 공급설비와 배관을 별도로 깔아야 해 비용과 공사 부담이 컸다. 간이형은 이런 설비와 추가 배관 공사를 최소화해 설치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성능 검증도 거쳤다. 설계에는 '간이스프링클러설비의 화재안전기술기준(NFTC 103A)' 가운데 상수도 직결형 설비 기준이 준용됐다. 소방청과 한국소방기술사회 등 소방 분야 전문가들의 검증을 받았고, 실제로 불을 붙여 시험한 결과 화재 초기 단계에서 불길을 잡는 성능도 확인됐다.
노후 아파트가 화재 안전 사각지대로 꼽히는 것은 설치 기준이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동주택의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는 1990년 16층 이상에서 출발해 2005년 11층 이상, 2018년 6층 이상으로 차례로 강화됐다. 하지만 기준이 바뀌기 전에 준공된 단지는 대상에서 빠진다. 지난해 7월 3명이 숨진 경기 광명시 소하동 아파트 화재 역시 10층 건물이어서 당시 기준에 해당하지 않았고,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일반 스프링클러를 나중에 설치하려면 배관·펌프실·수조 등을 새로 갖춰야 해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스프링클러가 없는 노후 아파트에서 화재 인명피해가 잇따르면서 기존 공동주택의 화재 대응 능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LH는 지난해 4월 노후 영구임대 97개 단지, 1만4935가구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당시 고령자·장애인이 많이 사는 단지부터 우선 설치하기로 했고, 소방 전문가 협의체와 함께 국민임대 등 다른 공공임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H 관계자는 "법적 설치 의무가 없는 노후 임대주택도 입주민 안전을 위해 초기 화재 대응 설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지원 비율과 규모 확대를 지속 건의해 사업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간이형 스프링클러의 적용 대상을 확대해 임대주택 화재 안전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