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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식사 뒤, 한밤 명치 통증…체한 게 아니라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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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명치가 아프면 습관처럼 소화제부터 찾는다. 하지만 같은 통증이 기름진 식사 뒤나 밤마다 되풀이된다면 위가 아닌 담낭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장재훈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외과 교수는 "담낭이나 담관에 결석이 생기는 '담석증'의 신호일 수 있다"며 "잠깐 지나가는 통증으로 여겨 방치하면 담낭염이나 담관염, 췌장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낭에 모였다가 십이지장으로 배출돼 지방 소화를 돕는다. 이때 담즙을 구성하는 콜레스테롤과 담즙산, 담즙 색소 등의 균형이 깨지면 찌꺼기가 생기고 점차 굳어 담석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지난해 28만6703명으로 2021년보다 19.4% 늘었다. 인구 고령화와 비만·당뇨병 등 대사질환, 고열량·고지방 식습관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환자의 89.4%가 40대 이상이었으며, 여성호르몬이 담즙 속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여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하다. 급격한 체중 감소와 가족력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소화불량과 헷갈리는 통증… 방치하면 패혈증까지

담석이 있다고 모두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는 증상 없이 지내다 초음파나 복부 CT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된다. 증상이 있어도 명치가 더부룩하거나 불쾌한 정도에 그치고 저절로 가라앉아 단순 소화불량이나 위염으로 여기기 쉽다.

대표적 통증인 '담도산통'은 담석이 담낭 입구를 막아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생긴다. 오른쪽 윗배나 명치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이 나타나고, 날개뼈 아래나 어깨까지 퍼지기도 한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나 밤에 시작된 통증이 30분 이상, 길게는 수 시간 이어지고 메스꺼움·구토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담석이 담낭 입구를 계속 막고 있으면 담낭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담낭염은 담석증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급성 담낭염의 90% 이상이 담석 때문에 생긴다. 통증이 수 시간 넘게 이어지고 열과 오한이 동반되면 담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담석이 담관을 막으면 복통·황달·고열을 동반한 급성 담관염이, 담관과 췌관이 만나는 십이지장 유두부에 걸리면 급성 췌장염이 생길 수 있다. 담낭염이나 담관염이 악화되면 패혈증으로 번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증상 반복되면 복강경 담낭절제술… 2~3일이면 퇴원

치료는 담석의 위치와 증상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증상이 없다면 대부분 정기 검사로 경과를 지켜본다. 반면 담도산통이 반복되거나 담낭염이 생겼다면 담낭 자체를 떼어내는 담낭절제술이 근본 치료법이다. 증상이 없더라도 담낭 벽에 석회가 생겼거나 담석 크기가 3cm 이상이면 담낭암 위험을 고려해 수술을 권하기도 한다. 담석이 담관으로 내려간 경우에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로 제거한다.

담낭절제술은 복부에 0.5~1cm 크기의 구멍 몇 개를 내 카메라와 기구를 넣는 복강경 수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통증과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며, 최근에는 로봇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담낭절제술의 합병증 발생률은 2~4%, 사망률은 0.1% 미만이다. 대개 수술 후 2~3일 안에 퇴원하고, 2~4주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담낭을 떼어내도 간에서 담즙은 계속 만들어져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다. 다만 수술 초기에는 설사나 더부룩함이 나타날 수 있어 기름진 음식은 줄이고 식사량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 좋다.

예방을 위해서는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며, 고열량·고지방 음식 대신 채소와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새우, 내장류, 장어 등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줄이고, 무리한 단식이나 급격한 체중 감량은 피해야 한다.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장 교수는 "담석 통증은 저절로 가라앉기도 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며 "식후 명치나 오른쪽 윗배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 소화불량으로 여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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